빚투로 누가 돈 버나? 증권사, 빚투 이자수익 85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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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로 누가 돈 버나? 증권사, 빚투 이자수익 8500억원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1.09.26 0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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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증권사 대상 가계대출 규제 돌입할 것…DSR 적용 검토 중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지난해에 이은 주식 빚투 증가세에 증권사들은 역대 최대규모의 이자수익을 기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올 상반기 약 8500억원 규모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을 벌어들였다. 이는 전년 대비 2.3배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빚투 증가세에 금융당국은 그동안 가계대출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증권사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규제적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역대 최대규모 빚투…20·30 젊은층 증가폭 두드러져

지난해부터 이어온 주식투자 열풍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빚투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3852억원으로 지난해 말 19조2213억원과 비교해 약 6조원(32%)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중 20·30대 젊은 층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20·3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3조4297억원으로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190%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빚투 규모는 5324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말 대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나타냈다.

◇ 멈추지 않는 빚투 증가세, 증권사들 역대급 이자수익 잔치

이렇게 늘어난 빚투자금은 고스란히 증권사들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증권사들이 빚투로 벌어들인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8525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3640억원보다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들의 고금리 대출구조는 이러한 이자수익을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증권사가 제공하는 신용융자거래 이자는 연 5~7%의 중금리에 해당한다. 일부는 이보다 높은 금리를 받고 있다. 지난달 말 60일 만기 기준 대출의 경우 키움증권은 연 9.0%, 한국투자증권은 8.4%, NH투자증권은 8.1%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증권사 대출은 다른 금융기관 대출과 비교해 이용자의 부담이 크다고 평가된다. 중금리 수준의 이자부담은 물론 담보로 잡힌 주식이 일정 주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집행한 금액은 총 1조2000억원으로 기록됐다.

◇ 금융당국의 증권사 대출규제 움직임 본격화

이를 지켜보던 금융당국은 증권사 대출에 대한 규제 움직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 제2금융권, 보험사에 이어 증권사까지 가계대출 규제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재 DSR 등 여러 규제적용을 검토 중이라 전했다. 만약 DSR에 증권사 대출이 포함되면 개인투자자는 신용거래융자 대출가능금액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권사의 대출 고금리에 대한 명확한 움직임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지난해 증권사의 고금리 대출에 대한 테스크포스(TF)까지 구성했으나 증권사들의 고금리 구조는 변함없다. 그러는 동안 올 한해 빚투 규모가 6조원 가량 늘어나며 금융위가 머뭇대는 동안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증권사들은 가계대출을 축소하는 시중은행처럼 자체적으로 대출서비스를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젊은 층의 빚투가 큰 폭으로 늘어나자 부실채권 리스크와 함께 금융당국의 압박이 커진 이유다. 이달 13일 대신증권은 신용거래융자와 신용거래대주 신규 거래취급을 중단했다. 뒤따라 NH투자증권도 15일부터 이들 서비스의 신규 거래취급을 중단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DSR을 포함한 다수의 증권사 대출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증권사에 대한 대출규제방안이 투자심리를 위축하지 않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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