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동욱 중앙대 교수 "탄소중립 대안은 원전·재생에너지 뿐...상호 보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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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동욱 중앙대 교수 "탄소중립 대안은 원전·재생에너지 뿐...상호 보완해야"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8.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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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욱 중앙대 공과대학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통령 직속 2050탄소중립위원회(민간위원장 윤순진)의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에너지 전환은 실사구시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신념이나 이념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답이 안나온다. 실사구시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균형점을 찾아 좋은 것은 좋은 것대로 나쁜 것은 나쁜 것대로 구분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이 정부에서는 탈원전이라는 명제를 앞세워 모양새를 불균형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정동욱 교수는 "에너지 전환은 트릴레마(삼중고)의 문제다. 첫번째는 환경성이고, 두번째는 안보성이다. 그리고 누구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경제성도 있어야 한다. 이 세가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대안을 찾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만일 이 세가지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대안을 찾는다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물과 식량, 에너지를 3대 인류(생존)의 조건이라고 하는데, 물은 에너지만 있다면 바닷물을 담수해서 쓸 수 있고, 식량문제는 빌딩형 농장을 지어서 수확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리는 이런 트릴레마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에너지 믹스(MIX)다. 그런데 이 에너지 믹스에서 큰 축(원자력 발전) 하나를 제외하면 탄소중립은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녹색경제신문>은 정동욱 교수를 찾아 '2050탄소중립'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편집자 주>>

정동욱 교수 [사진=녹색경제]

2050탄소중립을 하려면 2030탈석탄이 선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 원전은 무탄소 전력원 아닌가. 국민이 알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달라.

모든 것에는 비용이 따른다. 독일의 경우 탈탄소를 위해서는 통독비용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비용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두번째로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과 수출 주도형의 산업구조를 가졌다. 

영국같은 경우에는 금융서비스산업이 발달된 국가에서는 탄소배출이 산업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다르다. 

탄중위는 산업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만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얘기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발전산업 다음으로 탄소배출이 많은 제철산업이 금융서비스업으로 변해야 하는지 말해줘야 한다. 국민은 탄소중립을 하는데 있어, 어떤 역할을 해야하고 어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얘기가 없다. 사회구조가 어떻게 바뀌는지도 얘기해줘야 한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 전략이 중요하다. 국민이 얼마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고 얼마나 절약해야 하는지 얘기해야 한다. 겨울에는 지금보다 얼마나 더 춥게, 그리고 여름에는 얼마나 더 덥게 지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교통과 관련해서도 전기차나 자전거를 타야 한다고 말해줘야 한다. 독일은 자전거를 물류에 이용할 수 없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 우리가 얼마나 대가를 치르고 변해야 하는지 말해줘야 한다. 피부로 느낄 수 있게 알려줘야 한다.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입시와 관련해서 학부모들이 전화한다. 탈원전 상황에서 원자력 전공해서 취업하기가 어렵지 않겠냐고 물어보는 학부모들이 있다. 그런 질문에 원자력 전공해도 문제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탄소중립을 위해 산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 제조업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어려울 것 같은데, 금융업에 보내라고 답해야 할지도 모른다.

국민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국민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2050탄소중립하자면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비용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시급한데, 원전 건설은 시간이 많이 걸려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는 주장인가?

원전건설에는 통상 60개월(5년) 잡는다.

그런데, 이율배반적이다. 반원전운동 진영에서 지난 4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해 놓고 이제와서 시간이 많이 걸려 실효성이 없다고 주장하면 이해하기 힘들다. 

그런 이유라면 빨리 건설해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현재의 탄중위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하겠다는 것인데, 지금부터라도 원전을 건설하는 것이 탄소중립에는 도움이 된다. 2030년 이전에 석탄발전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탄소전력원으로 거론되는 수소와 암모니아 등을 거론하기도 하는데,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의 도움을 받는다면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는지 말해달라.

만일 화석연료인 메탄을 개질해서 수소를 생산한다면, 전혀 탄소중립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탄중위 보고서에서도 무탄소 신전원이라면서 수소, 암모니아를 이용한 발전 비중을 20%이상으로 잡았다.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연구중이고 아직 실용화되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발전단가가 얼마가 될지 예상할 수 없다. 

동북아 그리드도 문제다. 탄중위 시나리오에서는 0~2.6% 정도로 잡아놨는데, 사실은 전기 수입과 전기 송출에 대한 착시가 숨어있다. 우리가 내보내는 전기가 50이라고 했을 때, 받는 전기가 52.6이라는 의미다. 과잉 생산을 한 전기를 송출한 것과 전기가 모자라 수입한 것의 차이만 표시한 것이다. 

따라서, 탄중위 시나리오대로라면 0%라고 하더라도 이는 전기 공급의 필수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우리가 외국에 전력수입을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전기를 수입하기 위해 북한에 송전선을 깔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먼저 외교적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게다가 중국이나 러시아는 원전 강국이다. 

 

산업부문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35%를 감축해야 한다. 어떤 문제가 있나?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는 각국이 UN에 제출하는 탄소감축 계획이다.

파리협약을 수행하기 위해 이미 약속한 탄소감축 목표에 35%를 추가로 감축하겠다는 목표치다. 최근에 입법이 됐는데, 190개국이 파리기후협약에 서명했지만 사실 입법이 완료된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10개국이 안된다. 

탄소중립은 가야 할 길이지만, 다른 나라들과 적절히 보조를 맞추지 않으면 국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힘들 수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의 경우는 아직 입법을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입법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과 노력이 없었다. 왜냐하면 탄소중립은 마라톤 처럼 장기적인 계획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은 탈원전보다 훨씬 큰 어젠다이다.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 대용량 배터리, CCUS(탄소포집저장) 등이 필요한데, 아직은 불확실하다. 

이번 탄중위 시나리오에서는 CCUS를 9000만톤 이상 잡고 있다. 2030년까지 약 1000만톤의 CCUS를 갖춘다는 것인데, 불과 20년만에 9000만톤까지 거의 10배에 이르는 탄소포집을 할 수 있다는 계획은 어려워 보인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쪽의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의 원전기술 경쟁력이 없나?

우선, 탄중위에는 원자력 전문가가 없다. 

우리나라의 원전은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2017년 미국, 프랑스, 한국의 원전 발전 단가를 비교해 보면 중국, 러시아 등을 제외한 서방국가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랑스, 한국(노란색)의 원전 발전 단가 비교 (달러/KW) [자료=정동욱 교수]

서방 세계에서는 유일하게 킬로와트 당 발전비용이 5000달러 이하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2017년 이후 원자력 사업자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원자력산업실태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5.5조에서 3.9조원으로 30% 줄었다. 원전 산업 생태계가 고사하고 있다. 아직은 국제경쟁력이 있지만,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만일, 다음 정부에서도 탈원전 기조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의 원전경쟁력은 없어질 수도 있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측의 이유는 사고의 위험 때문인가?

하나는 사고의 위험이고, 하나는 핵 폐기물이다. 

우리나라는 핵폐기물을 땅속에 깊이 묻겠다는 방침인데, 핵 폐기물은 약 10만년 동안 방사선을 배출한다. 그러니까, 땅속에 10만년은 묻혀 있어야 한다.

그런데, 10만년 동안 안전관리를 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것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측의 견해다. 

10만년 땅속 보관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핀란드는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을 짓고 있고 스웨덴은 부지를 선정하고 건설 준비 단계다. 이들 국가의 안전분석에 따르면, 핵폐기물을 용기에 담아 땅속에 묻고 나서, 시간이 가면 용기가 부식되거나 지하수 침투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지상에 방사능 물질이 유출된다. 하지만, 이 때의 방사선량은 자연방사선보다 낮은 것으로 예측됐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방사능 유출은 5만년 뒤의 이야기다. 그리고 자연방사선보다 더 낮다. 반면에 기후변화는 이미 닥친 현실이다. 이런 것을 국민에게 정확히 알려주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로, 원전사고와 관련해서는 완벽히 안전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원자력 발전소가 사고가 나면 위험하다. 그래서 공학도들은 쉬지 않고 더욱 안전한 원전을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원전 사고가 염려돼서 전 세계정상이 모여 회의를 한 적은 없다. 반면 기후변화를 주제로 모인 적은 많다. 기후변화가 더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는 의미다. 무엇이 우리 인류에게 더 위협인지 따져보자는 얘기다. 

한국이 주력으로하는 경수로 방식은 아직 사고가 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원전 사고처리 비용으로 약 1조원 정도가 들어가 있다. 폐기물 처리 비용도 충분히 반영돼있다. 

 

탄소중립을 위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인가?

아니다. 오히려 상호보완적이다.

사실, 반핵을 주장하는 사람들 못지 않게 재생에너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원전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하다.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산업혁명 이후 지난 200년간 에너지의 주인공은 화석연료였다. 원전은 한번도 주력 에너지였던 적이 없다. 에너지믹스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조연의 역할이었다. 

기존 65%의 화석연료가 사라지고 재생에너지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원자력의 역할은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간헐성이라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원전이 보완해 줄 수 있다. 거기에 재생에너지의 비싼 발전단가를 상쇄시키는 효과도 있다.

태양광 발전에 따른 폐기물이 많다는 점은 접어두더라도 태양광 패널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셀 제조비용 중 거의 절반은 전력요금이다. 전력요금이 싸야 태양광발전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태양광 발전이 확대되려면 전기요금이 싸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발전단가는 원전 60원, 재생에너지 120원이다. 미국은 원전 발전단가가 비싸다. 그런데도 청정에너지라는 이유로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국내 태양광 제조업체인 OCI가 말레이지아로 공장을 이전한 이유는 전력요금 때문이다. 

석탄발전을 하는 중국은 전력요금이 싸다. 중국산 태양광 수입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은 독일에서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이 시장을 점령했다. 독일 정부는 중국에 태양광 패널 제작기계를 수출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는 실정이다. 

태양광 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태양광 패널만 많이 깔아서는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원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 이후, 태양광 패널에 대해 미국산 우선 구매를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미국에 세워야 한다. 

원전이 도와줬을 때의 태양광 산업 경쟁력과 원전을 배제했을 때 태양광 산업경쟁력이라는 측면만 따져봐도 굳이 탈원전을 하는 것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최근 각광받는 SMR(소형원전모듈)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말해달라.

SMR은 기존 경수로 대형원전에 비해 훨씬 안전한데, 발전단가가 비싸다. 기술개발이 완료됐고, 마케팅이 시작됐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가 이뤄지면 경쟁력이 강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형 원자로를 여러 개 결합한 모듈형 원전이 가능해 작은 규모는 물론 큰 규모의 설비요구에 대응할 수 있고 송전망을 깔기 어려운 원격지에 적합해서 다양한 전력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요지와 가까워지면 송전거리가 짧아지고 고압송전의 필요성이 감소할 수 있다. 

 

▲ 탄소중립에 대해 그 밖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으면 얘기해 달라

탄소중립 에너지 믹스를 세울 때 발전 비용 뿐 아니라 송전 비용도 생각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최근 건설되는 새만금 풍력발전단지는 3GW(기가와트),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는 8GW의 송전선을 깐다고 한다. 3GW라면 어지간한 대형원전의 두배 규모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때문에 최대 발전량을 기준으로 송전설비를 해야 한다. 

만일 한국형 원전인 APR1400 2기를 건설하면 2.8GW를 생산하고 송전선을 깔고 2.8GW의 전력을 생산한다. 반면에 새만금 태양광발전단지에는 3GW를 깔고 가동효율이 15%이기 때문에 평균 450MW(메가와트)의 전력 밖에는 생산할 수 없다.

송전망의 효율이 그만큼 낮다. 차는 몇 대 안 다니는데도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대용량 배터리가 어느 정도 단점을 보완할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다. 산업전환도 공짜로 되지 않는다. 결국 탄소중립을 위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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