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CJ ENM ,'콘텐츠 사용료' 두고 첨예한 대립 …소모전보다 시장 해결이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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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CJ ENM ,'콘텐츠 사용료' 두고 첨예한 대립 …소모전보다 시장 해결이 'BEST'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5.2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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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 CJ ENM과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 두고 대립
- IPTV 업계, "사용료 인상 폭 과도해" vs CJ ENM "다른 사업자 비교하면 합리적인 수준"
- 분쟁 지속으로 사업 차질·해외 OTT 협업 위한 출혈 경쟁 등 향후 리스크 많아…"시장 선에서 해결이 가장 좋아"

국내 IPTV 업계와 방송채널사용업자(PP)인 CJ ENM이 최근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일으키고 있다. IPTV 업계가 CJ ENM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게재하자마자 CJ ENM 또한 IPTV 업계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나섰다.

양 사업자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양 사업자간의 분쟁 지속이 유료방송시장 자체에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IPTV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유료방송시장 자체가 포화에 다다른 상태인데, 분쟁이 지속되고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OTT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면 사업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충분한 합의를 거쳐 시장 선에서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IPTV 3사-CJ ENM,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안 두고 세부 항목서 모두 '대립'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로 구성된 한국IPTV방송협회는 "최근 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전년 대비 25% 이상이란 비상식적 수준으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다"며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냈다.

협회는 특정 업체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해당 성명문이 사실상 CJ ENM을 지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콘텐츠 제값받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CJ ENM이 최근 IPTV 사업자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전년 대비 25%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CJ ENM이) 인상안에 동의하지 않으면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고 있다"며 "유료방송시장 재원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해 관계자들 간의 합리적이고 타당한 수준의 협의와 합의는 뒷전"이라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CJ ENM이 동일한 컨텐츠를 자사 OTT(티빙)에 더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불합리한 차별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해당 업체가 자사 OTT에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고 VOD 또한 자사 OTT에서만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한다"며 "IPTV 사의 모바일TV(KT 시즌, LGU+ 모바일TV 등)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사용료 인상안(10배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업체가 패드 TV 등 신규 IPTV 단말 기기에 콘텐츠 공급 불가를 통보했다"며 "IPTV 가입자의 필요에 따라 관련 부처의 인증까지 마친 서비스를 두고도 업체는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CJ ENM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CJ ENM은 "IPTV 3사는 고객에게 받은 채널수신료 매출과 홈쇼핑 송출수수료 매출 중 불과 16.7%만을 콘텐츠 공급자인 PP에게 지급하고 있다"며 "이는 음악, 영화, 웹툰 등 다른 콘텐츠 플랫폼이 고객들이 낸 콘텐츠 이용료의 50~70%를 콘텐츠 공급자에게 배분하는 것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낮다"고 밝혔다.

비상식적 수준의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다는 협회의 주장에는 "IPTV사들이 최근 5년간 홈쇼핑 채널에서 받는 송출수수료를 연평균 39.3%씩 올린 것과 비교해보라"고 맞섰다.

모바일TV에 대한 프로그램 사용료 적용 문제에서도 양 사간의 입장은 엇갈렸다.

CJ ENM은 "IPTV사들이 '모바일 IPTV'라고 주장하는 서비스를 당사는 명확히 'OTT 서비스'로 보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사용자 확대에 따른 OTT 위상에 걸맞는 ‘콘텐츠 제값받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IPTV 계약과 분리된 별도의 재계약 협상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CJ ENM은 신규 IPTV 단말 기기에 대해 "콘텐츠 공급 거부가 아니라 협상이 필요한 단계"라는 입장이며, OTT간 차별에 대해서도 "회사마다 다른 협상 조건은 없다"고 못박았다.

해외 OTT 국내 진출 앞두고 비용 소모는 '리스크'…"소모전보다 시장 해결이 최우선"

이번 양 사업자 간의 갈등에 또 다른 쟁점 요소는 SO(케이블TV)와의 비교다. CJ ENM은 "IPTV 3사는 유료방송 플랫폼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SO나 위성 플랫폼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의 프로그램 사용료율을 책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방송사업자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방송사업매출에서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이 각각 55.6%, 32.2%인 반면, IPTV는 25.4%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다만 IPTV가 PP에 지급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는 2018년 1조870억원에서 2019년 1조1712억원으로 7.7%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케이블TV의 사용료(2018년 5557억원, 2019년 5623억원)에 비해 규모 면에서도 크다.

여기에 방송사업매출에서 기본채널 프로그램 사용료가 아닌 '전체 프로그램' 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보면 2019년 기준 IPTV가 30.4%, 케이블TV가 27.8%로 나타나는 등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램 사용료 비중의 기준을 방송사업매출로 잡느냐, 수신료에 따라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또한 IPTV의 ARPU(가입자당매출액)가 케이블TV에 비해 높아 매출에서 프로그램 사용료 비중이 낮을 수 밖에 없는 점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양 사업자가 제시하고 있는 수치는 산출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결과적으로는 케이블TV 등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도 정확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양 사업자가 서로에게 유리한 자료로 소모전을 벌이기보다 진중한 태도로 합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1분기까지 견조한 실적을 보인 IPTV 3사가 지속적인 분쟁으로 사업에 차질을 겪을 수 있고, '디즈니플러스' 등 해외 거대 OTT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IPTV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어 재원 확보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개입 이전에 충분한 협의로 시장 선에서 갈등을 하루 빨리 푸는 것이 베스트라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폭은 물론 세부적인 사항에서 모두 양 사업자간의 입장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각 업체가 물밑 작업에 들어가겠으나 합의에 이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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