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분석] 에쓰오일, '심상치 않은' 3분기 연속 적자… 경영 찬바람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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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분석] 에쓰오일, '심상치 않은' 3분기 연속 적자… 경영 찬바람 '쌩쌩'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11.0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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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손실 93억원, 시장 예상치 크게 밑돌아
설비투자 감축, 배당 삭감, 희망퇴직 등 짠물 경영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는 추진할 것… 경영 찬바람 당분간 계속

에쓰오일(S-OIL)이 올해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3분기 흑자 전환을 내다봤지만,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거뒀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으면서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심상치 않은 적자 기조 속에 경영진은 '짠물 경영'에 나서면서도 석유화학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위한 비용도 마련해야 하는 터라 경영 찬바람이 지속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8992억원,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13% 늘고, 영업손실 규모도 1550억원 줄이면서 매분기 실적은 나아지고 있다. 다만 이번 3분기 영업손실은 시장이 '흑자 전환'을 예상하는 상황에 발표되면서 충격이 컸다. 실적 발표 전 증권가에서는 에쓰오일이 1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에쓰오일은 실적이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안도감을 표시했다.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1분기 1조73억원에서 2분기 1643억원으로 준 데 이어 3분기에도 손실 폭을 줄인 만큼 점차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측은 "공장의 정기보수 확대와 역내 시장의 마이너스 정제마진 지속에도 수요의 점진적 회복세가 일어났다"며 "재고관련 이익이 늘고, 회사가 적극적 이익개선활동을 해 영업손실 규모를 전분기보다 크게 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4분기 실적 개선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이어갔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28일 컨퍼런스콜에서 "동절기를 앞두고 등유·경유 수요가 증가되면서 정제마진은 개선될 수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하면 마진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로 난방유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은 정유업계로서는 실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이긴 하다. 그러나 정유 공급 여력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정제마진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 시설이 넉넉하지 않았을 때는 겨울철 수요 증가와 함께 제품 가격이 견인되는 일이 가능했다"며 "지금은 정유 공급이 크게 늘어났고, LNG 등으로 난방유가 대체되는 일도 많아서 4분기 정제마진이 개선될 거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 들어 정제마진이 오히려 더 하락하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2차 확산세가 강화하면서 유럽에서 통행금지를 강화하는 등 석유 수요가 부정적인 상황이라 회복 시점을 잡기 어렵고, 기기 증설과 전기차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힘든 시기가 계속되면서 에쓰오일은 짠물 경영을 시작했다. 일단 올해 상황이 어려운 만큼 내년에 예정된 설비투자(CAPEX, 자본적지출)를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실적이 매주 좋지 않아서 설비투자도 일부 대폭 감축해 집행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실적 개선을 확신할 수 없어 계획상 꼭 필요한 투자인 안전과 환경 관련 투자를 제외하고 최대한 억제, 그 규모도 올해 수준 이하로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고배당 정책도 올해는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에쓰오일은 2016년 7219억원, 2017년 6870억원의 배당을 단행했지만, 이 수치가 2018년 874억원, 2019년 2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에는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중간 배당도 하지 않게 됐다.

에쓰오일은 올해 3월부터 창사 이래 처음으로 50세 이상이면서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 한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에쓰오일 측은 "새로운 삶을 계획하면서 회사 생활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수요가 있는데 그 점을 반영하고, 회사 차원에서는 인력 운용의 효율성에 도움이 된다"며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코로나19와는 별개로 당장 영업이익 흐름이 몇 년째 하락세라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쓰오일 영업이익은 2016년과 2017년 각각 1조6169억원과 1조3733억원으로 1조원대를 기록하다가 2018년 6395억원, 2019년 420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에쓰오일이 실적 하락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유에서 석유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는 체질 개선에 7조원을 투입해 추진하기로 한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계속하겠다고 3분기 컨퍼런스에서 밝힌 이유다. 에쓰오일은 투자비를 줄여서라도 프로젝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2023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가 본격 궤도에 오르기까지 2년 이상 남은 만큼 이 기간 동안 실적을 개선하고,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규모 적자와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당장은 어렵더라도 실적개선 동향을 살피면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돈이 들어가는 건설 단계 시점을 2023년으로 보고 있다"며 "자금이 투입되면 2024년쯤에는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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