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생보사, 경영역량과 리더십 더 요구된다
상태바
위기의 생보사, 경영역량과 리더십 더 요구된다
  • 윤덕제 기자
  • 승인 2020.09.03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생보사 파산 원인이 어려운 외부환경 변화 때문이라기 보다는 인재라는 평가가 우세
- 초저금리와 역성장의 경영악화 상황에서 경영역량과 리더십 더욱 중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3월 빅컷 이후, 5월에도 연 0.75%인 기준금리를 0.5%로 0.25%p 낮췄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생보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세계 생명보험사들 파산의 공통요인으로 높은 보장이율과 투자손실 등이 거론되지만, 이는 외부로 보여진 현상일 뿐이며 보다 기본적으로는 경영진 역량 부족과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보험연구원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생명보험회사 파산과 경영 리더십' 보고서에서 "생명보험사 파산이 인재냐 아니면 예상하기 어려운 외부 환경 변화 때문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인재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며 "생명보험산업은 향후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른 부채시가평가 시행을 앞두고, 초저금리와 역성장 등으로 경영 환경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어 경영 역량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400여개 생명보험회사 파산 사례를 분석한 Brown and Balasingham에 따르면 공통된 파산 원인은 크게 높은 보장이율(ALM부재), 투자손실, 금융사기, 금융위기 등의 외부환경 악화 등 4가지를 꼽았다.

현재 시점이나 단기 금리 추세에 기반해 장기 보장이율을 결정하면서 ALM(Asset Liability Management : 자산과 부채를 리스크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것) 문제가 야기되고, IMF위기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금융위기도 생보사 파산 윈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이런 파산 원인은 외부로 보여진 현상이며 기본적으로 파산은 경영진 역량 부족과 리더십 부재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생명보험사 파산은 어떤 특정 요인 때문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상호 연관되면서 발생해 경영 실패 및 경영진 역량 부족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0년대를 전후해 파산한 7개 일본 중소형 생명보험사의 경우에도 경영 역량이 부족했거나 경영 자체가 부재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산 거품 붕괴 이후 저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차역마진과 투자손실이 일본 생명보험사들의 파산 원인으로 알려져있지만 이는 표면적 이유이며 개별 사례를 보면 경영에 더 큰 문제가 발견됐다는 분석이다.

파산한 7개 생명보험회사 모두 부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등 ALM개념이 없었고 위험관리 능력이 떨어졌다. 이들은 높은 예정이율의 저축성보험 판매 시 금리위험 등 상품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으며, 현금흐름 분석도 자산 거품 붕괴 이후에야 시작했다.

또한 부실기업, 친족기업 등에 대한 부적절한 대출, 분식회계, 재무제표 공개 거부 등 경영이 투명하지 않고 전근대적으로 이뤄졌다.

자산운용도 금리위험 등을 무시하고 높은 예정이율과 배당 부담으로 수익률만 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사회 등의 견제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으며, 사장 또는 사장 측근이 경영과 관련된 결정을 독단적으로 처리하는 전횡이 이뤄졌다.

이에 윤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코로나19 위기의 경우에도 국민들을 수긍하게 하는 리더십과 국가방역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재확산 저지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평가된다"며 "2023년 부채시가평가 시행을 앞두고 생명보험산업은 초저금리와 역성장 등으로 경영환경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어 경영 역량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경영 횐경 변화에 파산의 책임을 넘긴 일본 사례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일본 생명보험산업의 파산 교훈을 통해 최우선 과제로 자본을 확충하고 내재가치를 기준으로 상품전략을 수립하며, 자산 부채 듀레이션 갭 축소 및 내외부 규율(Discipline) 강화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자료=보험연구원]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