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노인 차별' 논란에 이유있는 항변 "내년부터 포함하겠다"...'송가인 신드롬', 사회변화 반영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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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노인 차별' 논란에 이유있는 항변 "내년부터 포함하겠다"...'송가인 신드롬', 사회변화 반영못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12.21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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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가수 및 가요' 조사 결과 방탄소년단과 송가인 압도적 득표율...60대 이상 제외에 불만 폭주
- 갤럽 "시대상의 기록인 만큼, 상황 변화에 따라 조사 방법이나 결과 공표 기준도 달라져야"
... "기존 가요계의 요구보다 연령대를 넓힌 조사이지 60대 이상을 배제한 것이 아니다"
- 10~20대 가요계 음원차트 등 기형적 구조...'송가인 신드롬' 이후 대중문화계 등 사회전반 변화 움직임
- 60대 이상 스마트폰 사용률 80% 육박...시대와 세대 초월한 '4차산업혁명' 트렌드 '4차원 세대' 등장
- 아이돌 가수 범주에 '송가인 제외' 논란 지속...세대 초월 '만인돌' 간과한 갤럽 측 대응 주목

한국갤럽이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 조사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노인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갤럽측은 "기존 가요계의 요구보다 연령대를 넓힌 조사이지 60대 이상을 배제한 것이 아니다"라며 개선을 밝혔다. 

21일 인터넷과 업계에 따르면 갤럽이 최근 면접조사 방식으로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 순위를 발표했는데 조사대상에 60대 이상 연령대가 제외돼 '노인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여론조사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갤럽이 '올해의 인물' 조사를 하면서 <가수와 가요> 부문에서만 조사대상을 13세~59세로 한정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조사 결과 1위 방탄소년단(26.3%), 2위 송가인(18.5%)이 단연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갤럽 조사결과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에는 방탄소년단과 송가인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다만 60대 이상이 조사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SNS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60대 이상을 조사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명백한 노인 차별"이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갤럽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갤럽은 매년 말 그해를 빛낸 각 분야 ‘올해의 인물’을 발표해 오면서 예능방송인·코미디언, 스포츠선수, 영화배우, 탤런트의 경우 13세 이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를 빛낸 가수와 가요'에서만 13세~59세로 조사대상을 제한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에 갤럽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작년까지는 60대 이상에서 좋아하는 가수나 노래가 변화가 없었다. 조사 결과는 시대상의 기록이니만큼, 장기적인 상황 변화에 따라 조사 방법이나 결과 공표 기준도 달라져왔다"며 "올해는 송가인 등장 이후 달라졌다. 내년부터는 60대 이상도 조사 범위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갤럽 측 입장을 들어보면 이유있는 항변이다. 

갤럽 관계자는 "조사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만 13~59세를 대상으로 해왔다"며 "과거 우리나라 대중가요계는 지상파 방송사가 주도했고 프로그램 시청률/청취률, 음반/MP3 등 음원 시장 주요 소비층이 10~20대였다"고 설명했다.

갤럽 조사 결과, 송가인은 모든 연령대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특히 40대와 50대에서 1위는 물론, 30대에서도 3위와 20대에서도 7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방송사가 조사회사에 가수/가요 선호도 조사를 의뢰할 때도 젊은 층만 조사하기를 원했을 정도로 가요계가 10~20대 중심으로 돌아가는 기형적 구조였다는 것.
 
따라서 "이 조사는 기존 가요계의 요구보다 연령대를 넓힌 조사이지 60대 이상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갤럽 측은 트로트 노래의 연령대 확장에 따른 미디어 환경과 음악 소비 행태 변화, 송가인을 비롯한 새로운 스타의 등장과 영향력 등 시대상을 반영해 내년부터 조사대상에 60대 이상도 포함할 계획이다.  
 
갤럽에 따르면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예전의 명곡이 재조명되고 과거 방송에서 잘 볼 수 없었던 트로트 가수들이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저변이 확장됐다. 

예를 들어,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올해의 가요 10위권에 트로트곡이 전무하다시피 했으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매년 두 곡, 2018년에는 세 곡, 2019년 올해는 무려 여섯 곡이 포함됐다는 것.

지난 11월 3일, 송가인 단독 콘서트 이후에도 경희대 평화의전당 앞은 송가인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려고 떠나지 않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들은 스마트폰으로 무장한 원조 '1세대 팬덤세대'였다.

실제로 올해 조사에서 송가인의 '무명배우' '한 많은 대동강'을 비롯 장윤정의 '초혼' 등 트로트곡이 '올해의 가요 톱10'에 무려 6곡이나 올랐다. 방탄소년단 등 댄스 및 발라드 노래는 4곡에 불과했다. 

갤럽 측은 60대 이상의 스마트폰 사용률 증가(2012년 20% → 2015년 51% → 2018년 77%) 또한 인터넷 음원 서비스와 유튜브 등 젊은 층 못지 않은 음악 소비와 연결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갤럽 관계자는 "사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올해의 가수 조사 대상이 50대까지라는 사실에 대해 문제 제기는커녕 단 한 번의 문의도 없었다"며 "그래서 갑자기 ‘60대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에 당황스럽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보다 더 많은 분이 저희 조사 결과를 눈여겨보심에 감사하고, 새로운 스타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갤럽측 답변 중 일부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으로 갤럽 측의 답변에 여전히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갤럽 측은 일부 메일 등 이의 제기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보시다시피 10~30대는 방탄소년단, 40대와 50대는 송가인을 1위로 꼽았다"며 "트로트 가수나 노래는 한번 사랑받으면 오래 가는 특성이 있으므로 송가인 씨에게는 앞으로 1위에 오를 기회가 많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송가인 팬들은 "어쨌든 표본추출 방법에 있어 명백한 잘못이다. 책임있는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나이먹는 것도 서러운데 10~20대만 중요하다는 얘기인가? 지금은 100세 시대 아닌가?"라고 여전히 불만을 제기했다. 

또 갤럽이 10~20대 연령대만 대상으로 아이돌 가수 순위를 조사하면서 송가인을 제외한 것도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왜 '만인돌' 트로트 가수는 제외했냐는 것. 실제로 송가인의 경우 갤럽조사에서 20대 7위, 30대 3위에 오르는 등 젊은층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사회변화는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송가인 신드롬'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기계에 의한 '음원 차트 조작' 논란이 커지면서 여론조사에도 민감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갤럽 조사가 음원차트 등에 비해 실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지만 스마트기기 발전과 새로운 스타가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 셈이다.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인해 30년 전 가수가 재조명돼 스타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최근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4차산업혁명 융복합 문화'가 스마트기기 발전으로 '4차원 세대' 등장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

한 대중문화 전문가는 "송가인 등장으로 그간 대중문화에서 소외됐던 50대 이상이 주류로 재등장했다, 송가인은 1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팬층이 다양하다"며 "50대 이상은 과거 우리나라 가요사에서 사실상 '1세대 팬덤세대'이다. 더욱이 자녀나 손주 등과 음악으로 다시 세대 통합을 이루고 있어 '송가인 신드롬'은 2020년에도 사회변화를 이끄는 현상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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