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다 짜" 식품업계 '소금맛' 배당금... '주주친화정책'에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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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다 짜" 식품업계 '소금맛' 배당금... '주주친화정책'에 확대 기대
  • 문슬예 기자
  • 승인 2024.03.18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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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평균 배당성향 35.07%인데...국내 대다수 식품기업 15% 밑돌아
식품기업 영업이익률 5% 넘으면 '만세'...부가가치 낮은 산업
국내 주요 식품기업 배당금 인상 기조...업계, "호실적·주주가치제고 트렌드 반영"

주총을 앞두고 식품업계의 배당금이 어떻게 결정될 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식품업계의 주당 배당금은 여타 산업 대비 적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식품산업의 구조가 배당금을 높게 설정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지난해 많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배당금을 상향하는 기조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식품업계의 호실적이 배당금을 인상하는 효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관련 업계에서 '주주가치제고'가 일종의 트렌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식품업계가 그동안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배당금을 인상하고 있다.[사진=문슬예 기자]
식품업계가 그동안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배당금을 인상하고 있다.[사진=문슬예 기자]

'소금맛' 식품업계 배당금 변했다…배당성향 인상 기조


18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그동안 여타 산업에 비해 배당성향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던 식품업계가 배당금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코스피 평균 배당성향이 35.07%였던 것에 비해 국내 식품기업 중 배당성향이 30%를 넘는 곳은 드물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대비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이 주주에게 이익을 얼마나 돌려주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 2022년 국내 주요 식품기업 중 CJ제일제당, 동원F&B, 오뚜기, 오리온, CJ프레시웨이 등의 배당성향은 15%를 밑돌았다. 롯데칠성(25.84%), SPC삼립(25.88%), 대상(34.70%)의 배당성향은 코스피 평균을 능가하지는 못했지만 식품기업 중 높은 편이었다. 

관련 업계는 식품업계의 배당성향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영업이익이 적게 나는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사실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국내 배당률이 글로벌 기준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특히 식품업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업이 아니다보니 배당 등에서 좀 더 보수적으로 경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업계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낮은 편인데다, 그동안 내수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배당금이 상향될 여지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식품업계는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으로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식품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대체로 3~5% 정도로 6% 이상을 기록할 경우 실적이 매우 좋은 편에 속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지난해의 경우 예외적으로 많은 식품기업들이 배당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지난 2022년 배당성향이 43.23%로 식품기업 중 배당성향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음에도,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3000원으로 지난 2022년(2300원)보다 700원이나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식품업계 또한 지난해 주당 배당금을 각각 전년보다 동원F&B(800원), 롯데칠성(3400원), CJ프레시웨이(450원)는 100원, 오리온(1250원)은 300원 올렸다. 

농심의 경우 안정적인 배당성향을 추구하는 편이지만 지난 2022년 주당 배당금을 40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했다. 

농심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매년 일정한 배당금을 유지하려고 하는 편이지만 지난 2022년에는 주당 배당금을 1000원 인상했다"며 "농심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일관성과 연속성을 제공하기 위해 보통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당금 인상 배경…'호실적'·'주주가치제고 트렌드'


이와 같은 식품업계의 배당금 인상의 배경에는 업계의 호실적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배당금은 당기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내부 관리 기준으로 설정한 것에 따라 정해진다"며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함에 따라 배당금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4.4% 증가했다. 오리온은 전년 대비 235.7% 오른 862억원, 롯데칠성은 27.0% 오른 1665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주주친화정책에 따라 식품업계의 배당성향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주주가치제고를 통해 중장기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있다"며 "다양한 식품사들이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각각 글로벌 회사와의 M&A(기업인수·합병) 등 합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배당성향을 과도하게 높이면 공격적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지고, 대주주의 지갑 불리기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기도 한다"며 "그럼에도 장단점의 밸런스를 맞추며 주주가치 제고를 하는 것이 현재 하나의 방향성이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롯데칠성 측은 18일 <녹색경제신문>에 "주주이익 향상을 위해 배당성향을 30%까지 상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식품기업들의 배당금 상향 소식에 주식 시장에서 소액투자자들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게 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문슬예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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