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기업금융 외치며 잔액 늘렸지만...벤처기업 대상 기술금융은 '주춤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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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금융 외치며 잔액 늘렸지만...벤처기업 대상 기술금융은 '주춤주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2.01 15: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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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업대출 잔액 60조 넘게 증가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늘어
기술신용대출잔액은 반대로 감소
건전성 관리 위해 대출 문턱 높이고 있어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시중은행들이 작년 한 해 기업을 상대로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잔액이 60조 넘게 불며 기업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벤처·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오히려 줄었다. 이에 정작 자금여력이 어려운 기업들이 제때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어 기업금융의 구호가 무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술신용대출이 시행됐지만 그간 너무 거품이 껴왔기에 잔액이 줄어드는 건 정상적인 상황"이라며 "당분간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타이트한 집행으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작년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67조313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말 대비 63조6393억원 늘었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중소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630조8855억원을 기록해 한 해 동안 32조6718억원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136조4284억원으로 집계돼 30조9675억원 불어났다. 

작년 고금리에 따라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5대 은행의 작년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2조4094억원으로 전년보다 1291억원 줄었다. 

은행이 기업들로 눈을 돌린 데에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출시 등으로 인해 작년 상반기 가계부채가 급증하자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기업대출에 영업력을 강화했다.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반면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줄었다. 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작년 11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75조8216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8조5913억원 감소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을 뜻한다. 은행권에 2014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벤처기업들은 일반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은행에 돈을 빌려왔다. 

기술금융이 후퇴한 데에는 금융당국이 2022년 8월부터 기술신용대출을 받기 위한 사전절차인 기술신용평가(TCB) 발급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기술신용대출을 줄여 벤처기업들의 기초체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뒤따른다. 실제로 11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8%로 전월 말 대비 0.01%포인트(p) 하락했으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0.05%p 상승했다. 

이에 부실채권이 늘어나 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상태다. 5대 은행의 작년 3분기 기준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4조3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 넘게 늘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은행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반대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가계와 기업을 가릴 것 없이 대출 문턱을 높여 부실채권 관리에 나선 건 사실"이라면서도 "취약차주에 대해서는 이자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기술금융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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