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비껴간 우리금융, 한국포스증권 인수통해 지주사 면모 일신하나...남은건 보험사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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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사태 비껴간 우리금융, 한국포스증권 인수통해 지주사 면모 일신하나...남은건 보험사 인수?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3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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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한국포스증권 인수 검토 중
현재 은행 의존도 높아 비은행 강화 절실해
우리금융, 홍콩 ELS 사태로부터 자유로워
한국포스증권 인수해도 시너지 적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와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최근 홍콩 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서 비껴간 우리금융지주가 연초부터 실적 성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매물로 올라온 한국포스증권을 눈독들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만년 적자를 기록하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했을 시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가 미비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뒤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리딩금융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금융의 의지가 매우 크다"며 "이를 위해 증권사뿐만 아니라 보험 등 다양한 매물을 인수하기 위해 다른 금융지주보다 더 적극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의 주요 주주인 한국증권금융이 지분 매각을 위해 인수 후보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이 중 매물로 올라온 한국포스증권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곳은 우리금융으로 밝혀졌다. 

우리금융은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을 앞세워 인수 접촉에 나서고 있다. 종금사인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 간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운 뒤 증권업계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초에 이어 올해도 비은행 부문 강화를 주문했다. 임 회장은 신년사에서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공=한국포스증권
제공=한국포스증권

 

은행 의존도가 매우 높은 점은 우리금융의 큰 약점으로 꼽힌다.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3.9%에 달해 금융지주들 중 가장 높았다. 유일하게 증권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지 않는 만큼 한국포스증권 인수를 바탕으로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외형 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몸집불리기 작업을 방해하는 외적 요소는 상당부분 제거된 상태다. 은행권이 홍콩 ELS 투자 실패로 최대 6조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은행만 유일하게 배상책임으로부터 자유롭다. 우리은행은 2019년 DLF 사태로 크게 홍역을 치른 이후 홍콩 ELS 상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여력도 충분하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5.9%를 기록해 5대 금융그룹 평균(110.7%)을 크게 하회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을 뜻하는데,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금융지주가 출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최대 10조원 이상 비은행 부문 강화에 투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 강화를 위한 초석도 다지고 있다. 지난 12월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에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이에 우리종금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갖추게 됐는데 이는 국내 11~20위권 증권사에 해당한다. 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종금의 사옥도 올해 초 증권가가 몰려 있는 여의도로 이전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다 해도 시너지 효과가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포스증권은 지난 2021년엔 75억원, 2022년엔 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3분기까지도 42억원의 순손실을 시현한 만큼, 우리금융이 초반엔 성장은커녕 건전성 관리에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한국포스증권이 소규모 증권사인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달 기준 한국포스증권은 약 700억대의 자본금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금융은 자본금 1~3조원 규모에 리테일 조직망을 갖춘 중형 증권사를 최우선 인수대상으로 물색해왔다. 

우리금융은 아직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기본적으로 매물로 올라온 증권사는 전부 검토한다는 입장"이라며 "한국포스증권 역시 검토 대상일 뿐 확정된 게 없으며 찬찬히 매물을 물색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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