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충분한 우리금융, 올해엔 M&A 시동걸어 비은행 강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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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충분한 우리금융, 올해엔 M&A 시동걸어 비은행 강화할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1.10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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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인수합병에 8조원 넘는 총알 장전
증권사 매물 최우선 보고 있으나 가격 높아 인수 난항
보험 또한 인수가 대비 부실 위험 커 실익 적을 듯
부동산PF 부실 역시 인수 가로막는 요소
"급하지 않게 매물 찬찬히 검토하고 있어"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약점으로 꼽히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 가운데 인수합병(M&A)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력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시장에 나온 매물이 마땅치 않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위기 등 산적한 현안이 남아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 대비 은행 의존도가 높아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가 보다 절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의하면,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의 평균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0.7%로 나타났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 비율을 뜻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금융지주가 출자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지주에 이중레버리지비율을 130% 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이 95.9%로 집계돼 금융지주들 중 가장 낮았다. 이어 KB금융 104.8%, 신한금융 115.8%, 하나금융·농협금융 118.6% 순이다.

이는 우리금융이 금융지주들 중 M&A 등 몸집 불리기에 더 큰 돈을 투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작년 3분기 말 기준 우리금융의 자본총계는 24조1737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국이 제시한 이중레버리지 상한선인 31조4258억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우리금융은 같은 기간 23조1705억원을 종속기업에 출자한 상태다. 앞으로 8조2553억원 이상의 실탄이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또 130%는 권고수치라는 점에서 최대 10조원 가량 M&A에 투자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출처=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 [출처=우리금융그룹]

 

투자금에 여유가 있는 우리금융은 새해부터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열을 올릴 태세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차원에서 외형 성장의 의지를 보이는 데는 은행 의존도가 타 금융지주 대비 높다는 점에 기인한다. 작년 3분기 당기순이익 기준 우리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93.9%에 달해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68.06%, 65.3%의 은행 의존도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시장에 나온 비은행 매물이 부족해 현재 M&A 작업을 중단한 상태다. 2022년 12월 우리금융은 유안타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히기도 했으나 각사 공시를 통해 이를 부인한 바 있다.

이외에 삼성증권, SK증권 등도 눈여겨보고 있으나 M%A를 위한 지분 확보를 하려면 최소 1조2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필요하다. 투자여력은 충분하나 우리금융이 책정한 가치에 비해 몸값이 비싸 망설이고 있다.

차선책으로 거론되는 보험업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KDB생명, MG손해보험 등 매물이 많이 나와있지만 수익성 대비 인수 가격이 증권사 수준으로 높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작년 3분기 기준 인수 가격이 3조원에 달해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이에 우리금융이 우리종합금융을 키워 추후 중견 증권사와 합병을 노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2월 13일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에 50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바 있다. 결의안 통과로 우리종금은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갖추게 됐는데 이는 국내 11~20위권 증권사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편 금융권에 불어닥친 부동산 PF위기 또한 우리금융의 도약을 막는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종금의 작년 9월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비중은 100%를 넘었다. 다른 증권사들 평균이 44%인 점을 고려하면 PF사업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부동산 부실 PF 규모가 총 71조에 달하는 만큼, 우리종금은 PF발 위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포트폴리오를 갖출지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현재로선 증권사가 가장 우선순위에 해당하며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금융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갖고 있는 자본 여력 내의 좋은 매물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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