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인사 '변화' KB · '안정' 신한금융 엇갈린 행보...내년 리딩금융 쟁탈전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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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변화' KB · '안정' 신한금융 엇갈린 행보...내년 리딩금융 쟁탈전 점입가경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2.22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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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6개 계열사 대표 교체
안정 속 쇄신 택했다는 평
신한금융, 예상깨고 CEO 전원 유임
올해는 KB금융이 실적 면에서 1위할 듯
KB금융지주.
KB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들의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두 금융지주의 행보가 엇갈렸다. KB금융은 8개 계열사 중 6개 계열사의 CEO를 교체하며 쇄신을 택했다는 평이다. 신한금융은 전원 유임해 예상을 깬 모습이다. 

금융환경이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선택이 갈린 두 금융지주 간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년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실적 면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곤 했다"면서 "인사조치만 봐서는 누가 리딩금융이 될지 장담할 수 없으며 대내외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KB금융은 임기가 만료되는 8개 계열사의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이 중 6개 계열사인 KB증권(WM부문),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의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앞선 11월 30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연임하기로 결정한 후 내려진 조치다. 이로써 KB금융은 안정을 추구함과 동시에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쇄신 역시 택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안정을 추구했다. 신한금융은 19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9곳(신한투자증권, 신한캐피탈, 신한자산운용,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의 사장 연임을 추천했다. 계열사 CEO 전원이 연임을 하게된 것이다. 

이어 자경위는 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사장과 신한자산운용 조재민 사장에게 2년의 임기를 역임할 것을 결의했다. 연임 시 1년의 임기만 부여하던 기존 관행을 깼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위기상황에서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처럼 CEO 교체보다는 연임 결정을 통해 책임경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두 금융지주간 선택이 엇갈린 데에는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경우 11개 계열사 중 9개 계열사의 임기가 올해 끝날 예정인 만큼 비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 바 있다. 특히 박정림 KB증권 대표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건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와 '직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기에 교체가 기정사실화됐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새 포대에 새 술을 담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신한금융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을 고려해 인적 쇄신으로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조직 개편으로 경영 효율화를 모색한 모습이다. 신한금융은 기존의 11개 부문을 그룹전략·그룹재무·그룹운영·그룹소비자보호부문 등 4개 부문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인적 안정과 조직 쇄신을 두루 선택한 포석이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의 대내외 경영 리스크가 커진 상태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연체율이 높아지는 와중에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게다가 금융권은 내년 상생금융 부담금 명목으로 2조 이상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KB금융이 올해 리딩금융 경쟁에서 승기를 잡은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연결 당기순이익은 4조370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조383억원 대비 3321억원 증가했다. 이어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3조8183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2위에 위치했다. 작년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4조3154억원을 기록한 바 있어 4971억원 뒷걸음질쳤다.  

4분기까지의 예상실적을 고려해도 KB금융의 근소 우위가 점쳐진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KB금융의 예상 순이익은 5조305억원으로 신한금융(4조7579억원)보다 2726억원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포트폴리오가 안정돼있어 내년에도 1위를 거둘 전망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신한금융 역시 예상치 못하게 안정을 택한 만큼 내년 영업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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