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금융환경 불확실해질 우려에...금융지주들 인수합병에 보수적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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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금융환경 불확실해질 우려에...금융지주들 인수합병에 보수적일 가능성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2.2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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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융지주 인수합병 1건에 불과
최근 우리금융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무산돼
하나금융 역시 KDB생명보험 인수전에서 발빼
다른 지주들은 인수합병보다 포트폴리오 내실화에 집중
"금융시장 리스크 상승은 인수합병에 걸림돌"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최근 몇몇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인수합병 시장에는 적막만이 감돌고 있다. 

내년 금융환경이 불확실해질 우려가 상승함에 따라 섣불리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강화도 중요하지만 경기침체로 인해 내년 금융지주들의 자금 여력이 다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 대상의 재무 구조 역시 고려대상이며 지주들이 섣불리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진행한 인수합병(M&A)은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직후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한 바있다.

최근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인수합병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는 평가다. 두 금융지주가 유독 비은행 강화에 달려드는 이유는 은행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4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2898억에 달해 무려 93.9%를 차지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우리금융만이 보험사와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기에 비은행 부문 강화가 가장 절실하다. 

하나금융 역시 같은 기간 2조977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나 하나은행이 단독으로 2조7664억의 순이익을 기록해 그룹 내 비중이 92.9%로 나타났다. 또 하나손해보험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368억원에 달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지금까지 올해 초 우리금융이 1건의 실적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두 금융지주의 인수합병 성적은 신통치 않다.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우리금융은 지난 10월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기정사실화했으나 양사 간 인수 가격에 이견을 보여 작업이 중단됐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 7월 KDB생명보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보험업권 강화를 눈앞에 뒀으나 막판에 그룹의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발을 뺐다. 

한편 두 지주들에 비해 KB금융과 신한금융, 그리고 NH농협금융은 인수합병에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이들은 인수합병 시장에 적극 뛰어들기보다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KB금융은 은행 및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적절히 분배돼 안정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각자의 사정으로 뜸을 들이는 상황에서 내년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 경기침체로 인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은행 대출 연체율이 늘고 있어 이전보다 금융지주들은 대출 영업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내년 각 은행마다 2000~3000억원 가량 상생금융 명목으로 분담금을 지출해야 한다. 금융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시급한 매물이 아니면 섣불리 지주들이 인수합병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제일 비은행 부문이 절실한 우리금융은 증권사에 더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최근 종금사에 50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금융은 보험업을 위주로 비은행 부문을 재편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점이 걸림돌"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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