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8월 기술신용대출 줄어...감소폭 가장 큰 은행은 우리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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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8월 기술신용대출 줄어...감소폭 가장 큰 은행은 우리銀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0.05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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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술신용대출 1년 새 14.2% 감소
우리은행 22.3% 감소해 감소폭 가장 가팔라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권이 우량차주 선택하고 있기 때문
중소기업 연체율 작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해
우리은행.
우리은행.

 

5대 시중은행이 기업금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에 꼭 필요한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폭으로 대출을 줄인 은행은 우리은행이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임에 따라 은행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신 우량 차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등 많은 노력을 보이고 있다"며 "내실있는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재편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5대 은행이 공급하는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8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74조 487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8월 203조 535억원보다 14.2%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벤처·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 상품이다. 은행권은 2014년부터 기술신용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최근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천명한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올해 8월 기준 35조 4122억원을 공급해 작년 동기 45조 7102억원 대비 무려 22.3%p나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47조 37억원에서 38조 1430억원으로 18.85%p 줄었으며, 하나은행은 42조 734억원에서 37조 4730억원으로 10.93%p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47조 4434억원에서 43조 2414억원으로 8.86%p 줄었고, 농협은행은 20조 8338억원에서 19조 9176억원으로 4.35%p 감소에 그쳤다. 

감소폭이 가파른 것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초기에 기술신용대출을 많이 취급했으나 대출을 받기 위한 기술신용평가(TCB) 기준을 당국이 한층 강화했다"며 "우리은행을 이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상당수가 TCB 문턱을 넘지 못했기에 감소폭이 다소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최근 5대 은행이 기술신용대출 공급을 줄이는 데에는 기술신용평가 기준이 강화된 것 외에도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더 우량한 차주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5대 은행의 대기업 잔액은 129조 4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96조 7248억원과 비교해 33.8%p 늘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271조 7886억원에서 299조 9000억원으로 10.3%p 불어난 것과 대조된다. 

은행이 우량차주를 더 선호하는 건 중소기업 연체율 추이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원화대출연체율 추이'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49%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27%와 비교하면 0.22%p나 증가한 셈이다. 반면 대기업 연체율은 0.12%로 작년 동기 0.14%에 비해 오히려 0.02%p 줄었다.

시중은행이 갈수록 기술신용대출을 줄이는 것에 대해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TCB를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 한파가 크게 불어닥쳤다"며 "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하반기 역시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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