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사업 ①] 전기차 충전사업, 사업자 많고 수익 쏠림현상 심화...‘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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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사업 ①] 전기차 충전사업, 사업자 많고 수익 쏠림현상 심화...‘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까?’
  • 박시하 기자
  • 승인 2024.01.06 0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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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사업자, 지난해 8월 기준 100개 넘어
-충전 업계, 대기업 진출로 중소업체 입지 더 좁아져
SK 시그넷 충전기[사진=녹색경제신문]
SK 시그넷 충전기[사진=녹색경제신문]

전기차 충전 시장이 지나치게 많은 사업자와 수익 쏠림현상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5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에 따르면 초창기 전기차 충전 시장을 이끌었던 중소·중견업체들이 현대차·GS·SK 등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전기차 충전업체 대표는 “전기차 충전사업은 전기차가 많이 늘어나서 충전을 해야지 수익이 나는데, 현재는 중소기업들이 수익을 내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라면서, “전기차 충전기를 미리 깔아놓고 3년에서 5년 후에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자금력이 부족해 수익이 날 때까지 계속해서 투자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중소기업 충전기를 주로 깔았는데 주유 사업자인 SK와 GS가 메인으로 들어오고, 현대차와 LG 등이 전기차 충전사업을 시작하면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더 어려워졌다”면서, “유동성이 안 좋아져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투자도 받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5년 후에 수익이 난다고 해도 그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회사들이 얼마되지 않아 결국에는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창기 전기차 충전 시장은 중소·중견 업체들이 이끌었다. 경쟁업체가 많지 않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진 덕분에 시장진입이 비교적 쉬웠다고 전해진다. 이에 다양한 규모의 업체들이 충전 시장에 진입했고, 현재까지도 업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충전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109개사로 집계된다.

하지만 충전 사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력과 사업 인프라가 필요해졌다. 특히, 대기업이 충전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중견 업체들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까지 받지 못하는 상황이되자 작은 규모의 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해당 업계에서는 이러한 시장 상황 때문에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이 결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최근 GS커넥트가 차지비를 흡수합병한 사례를 들 수 있다. GS커넥트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전문 기업으로 차지비를 합병해 ‘GS차지비’로 새롭게 출발했다. 업계에서는 차지비의 이름을 그대로 썼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지비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대기업에 합병될 수 있었고, 제 값을 받을 수 있었지만 차지비와 같은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충전 업계에서는 대다수의 중소·중견업체들이 대기업에 헐값에 팔리거나, 팔리기를 버티다가 결국엔 문을 닫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내 한 전기차 충전사업 컨설턴트는 “전기차 충전시장이 블루오션이다 금맥이다하는 말은 대기업한테나 통하는 말”이라면서, “예전에는 아파트나 회사에 전기차 충전기를 신설할 때 추가비용 없이 설치할 수 있는 업체를 추천했지만, 요즘에는 대기업 충전기를 주로 설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원가로 충전하기 위해서는 각 사마다 회원가입을 해야하는데, 회원가입이 번거롭게 느껴지기 때문에 회사, 집, 마트 등에서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대중적인 충전기를 선호하는 게 트렌드”라면서, “어느 사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전기차 충전사업 역시 자본집약적 사업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중소업체들이 문을 닫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박시하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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