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손잡는 증권사...리테일·자산관리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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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손잡는 증권사...리테일·자산관리 시너지 낼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9.04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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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등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
은행 계열사와 협업 늘려
복합점포는 기본...어플 연동도
非은행계 증권사는 인터넷은행
맞손...STO 등 신사업도 함께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주력 계열사인 은행과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영업 네트워크 공유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각 업권별 역량을 더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점포 간 물리적 결합 외 은행 어플리케이션에 증권사 주식거래 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디지털 부문으로 협력이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은행 계열사가 없는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손잡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고객 수는 뒤쳐지나 주 고객층인 2030대를 타겟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존재한다.

◇ 은행과 손잡고 WM복합점포 출시...차별화 서비스 눈길 

클럽원 한남지점. [출처=하나은행]
클럽원 한남지점. [출처=하나은행]

지난달 30일 하나증권은 기존 강남금융센터를 하나은행 강남역금융센터지점으로 확장 이전했다. 증권, 은행 간 협업을 통해 주식, 채권, 세금 등에 관한 원스톱(one-stop)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다.

하나증권이 은행과 첫 손을 잡은 건 2017년이다. 서울 삼성동에 복합점포인 ‘클럽원(CLUB1)’ 1호점을 개소하고 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았다. 경쟁사 복합점포와 달리 건물 내 음악감상실, 홈시어터 시설 등 문화공간을 조성한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적중했다. 뜨거운 고객 반응에 회사는 2021년 여름 휴양지 콘셉트로 객장을 꾸린 클럽원 한남 2호점을 개소했다. 한남센터는 설립 1년 만에 하나증권 WM(자산관리)센터 자체 평가 1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 복합점포를 첫 선보인 건 신한투자증권이다. 2011년 금융권 최초로 은행과 증권 전문가가 한 곳에 모인 복합점포 ‘신한PMW센터’를 출범했다.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은행, 증권 자산관리 전문 직원이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작년 신한은 PWM센터 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센터(SFC)를 열었다. 가문 투자, 상속, 증여부터 기업 승계, 인수 합병, 자금 조달 등 가문·법인 생애주기별 1대1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SFC센터 출범 첫 해 신한금융의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고객은 13% 증가했다. 자산관리 서비스 외 국내 프로골퍼와의 동반 골프대회 참석 등 패밀리 오피스 멤버십을 통해 적용되는 혜택이 이 같은 성공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 NH투자증권, 디지털 채널 협업 선두...어플리케이션 연동 시작

[출처=NH투자증권]
[출처=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디지털 부문에서 은행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은행연계증권 서비스인 'TX(티엑스)' 증권을 시장에 첫 선보였다. 시중, 지방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면 TX 전용 홈페이지 및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국내외 주식 거래가 가능한 서비스다.

NH는 지난 2016년 기존 티엑스를 모바일증권 '나무(NAMU)'로 리브랜딩하면서 은행과 분리된 독자적인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화에 나섰다. 다만 그룹사 정책에 발맞춰 은행 계열사와의 협력은 강화했다.

지난 1일 회사는 농협상호금융 플랫폼인 'NH콕뱅크'에 주식거래 서비스를 탑재했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콕뱅크 내에서 한국, 미국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콕뱅크는 연초 가입고객 1000만명을 넘긴 범농협 그룹 원앱이다.

NH투자증권의 자체 MTS와 비교해 기능은 뒤쳐지지 않은 편이다. 주간 거래 서비스를 통해 24시간 미국주식 거래가 가능하고,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NH데이터’, AI 분석 통한 '고객별 종목 추천 서비스’ 등의 기능이 탑재됐다.

NH투자증권 정중락 WM 디지털사업부 총괄대표는 "NH투자증권의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NH콕뱅크에 접목시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향후 채널 다변화 전략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비은행 계열 증권사는 인터넷은행과 맞손

[출처=한국투자증권]
[출처=한국투자증권]

반면 은행 계열사가 없는 증권사는 인터넷은행과 손잡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 6월 케이뱅크와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와 모두 사업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뱅크 지분 27.1%를 보유한 회사는 그간 카뱅과의 접점을 늘려왔다. 지난 2019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카카오뱅크와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를 출시했고, 지난해에는 카카오뱅크 모바일 앱 주식거래 서비스를 개시했다.

토스뱅크와는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작년 8월 디지털 자산관리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음 달 토스뱅크 ‘내게 맞는 금융상품 찾기’ 서비스에 자사 발행어음을 등록 판매했다. 상품은 출시 4일 만에 2000억원 어치가 완판됐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전체 고객 수가 절반가량 낮으나 2030대 고객에 대한 독보적인 접근성을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작년 말 기준 가입자 수는 2042만명으로 이 중 20·30대 고객이 절반을 차지한다.

한화투자증권은 3대 주주로 자리한 토스뱅크와 최근 협업에 나섰다. 지난 7월 토스뱅크 앱 ‘목돈 굴리기’에서 한화투자증권 계좌를 개설하고 장외채권을 매수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향후 회사는 STO(토큰형증권)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토스뱅크와의 협업을 검토 중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챌린저 뱅크라는 토스뱅크의 비전이 우리와 부합했기 때문에 과거 지분투자를 결정했다”며 “STO 사업 진출에 대한 내부 검토단계에 있으며 다양한 방면에서 토스뱅크와의 협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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