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친환경 투자 어디까지 왔나…작년 4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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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친환경 투자 어디까지 왔나…작년 4000억 투자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8.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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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신규 투자액 작년 4천억
ESG 기업여신 1600억원
전기차 등 녹색 포트폴리오 다각화
지주 발맞춰 2050 탄소중립 목표
강성묵 대표이사 사장.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의 친환경 투자활동이 눈길을 끈다. 주요 투자처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다.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 시스템 사업 등 작년 신규 투자액 4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이를 넘어 전기차, 친환경 소재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활동은 회사의 신성장 동력과도 맞닿아 있다. 대표 사업은 자발적 탄소배출권이다. 작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당국 업무허가를 받고, 해외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증권 강성묵 대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칠레 태양광 개발 사업, 영국 가스공급망 운영사,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시설 투자 등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보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2023년에도) ESG 투자를 더욱 확대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하나증권은 매년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에 태양광 정수시설 123대를 보급하는 사업에 참여했다. 화석연료가 아닌 태양광을 이용하는 만큼 온실가스 약 90만 톤의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또 산림, 농지 훼손 등을 방지할 수 있는 수상태양광 기업 ‘스코트라’에 투자했다. 수상태양광은 저수지나 담수호, 바다 등 물 위에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발전원으로 냉각효과, 난반사 등에 육상 대비 발전효율이 10%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 밖에 ▲HDC통영발전소 1200억원 ▲영국 가스공급망 운영회사 1081억원 ▲칠레LNG터미널 1000억원 등의 사업에 참여해 지난해 총 ESG 투자액 4440억원을 기록했다. 

지분(Equity) 투자뿐 아니라 기업여신 활동도 확대했다. 작년 ▲폐기물처리업체 1000억원 ▲미국PJM 가스복합화력 534억원 ▲여수 폐타이어재활용공장 40억원 등 총 1674억원 규모의 ESG 대출을 실행했다.

[출처=하나증권]

신재생 에너지를 넘어 전기차, 친환경 소재 등으로 녹색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는 추세다. 작년 전기차 인프라 기업 ‘이지차저’, 다회용품 렌탈 서비스 업체 ‘트래쉬버스터즈’, 친환경 타이어소재 제조업체 ‘엘디카본’ 등에 출자했다.

고객들이 ESG 투자에 동참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 라인업도 넓히는 중이다. 작년 회사는 ESG 우수기업에 투자하는 ‘하나 iSelect-WG 탄소중립 ESG’ 상장지수증권(ETN)을 신규 출시했다. 

탄소공개프로젝트(CDP) 등의 글로벌 기관이 발간한 보고서를 기반으로 ESG 성과가 높은 상위 10대 기업에 투자한다. 하나증권은 이 외 옥수수, 콩, 천연가스 등의 원자재를 기초 상품으로 한 다수의 탄소중립 테마 ETN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금융 활동은 신성장 동력과도 맞닿아 있다. 대표 사업은 자발적 탄소배출권이다. 회사는 작년 3월 당국으로부터 업계 최초로 자발적 배출권시장 중개업무 등록을 했다. 앞서 지난 2021년에는 증권사 최초로 탄소배출권 규제시장 시장조성자로 선정된 바 있다.

탄소배출권 시장은 크게 규제적(compliance), 자발적(voluntary) 시장으로 나뉜다. 규제 시장은 감축의무를 부여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시장으로 개인, NGO(비정부기구) 등 민간·공공부문의 참여가 제한된다. 

문제는 규제 시장이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0%밖에 거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보완적 성격으로 자발적 시장이 등장했다. 비의무대상 기업이나 공공기관, 개인 등이 탄소감축 프로젝트를 통해 발행된 크레딧(Credit)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작년 하나증권은 인도에 260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하는 온실가스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국제 자발적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Verra)로부터 약 50만 톤 규모의 배출권(Credit)을 획득할 계획이다.

지난 5월 하나증권과 ESG Youth Forum이 공동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MBA 학생들. [출처=하나증권]

하나금융그룹의 탄소중립(Net-zero) 전략에도 발맞추고 있다. 하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스코프1, 2(Scope1&2) 배출량을 2020년 대비 2050년 100%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학적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가이던스 등을 기반으로 한 로드맵을 수립했다.

또 보유 자산에서 발생하는 금융배출량(Scope3)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기후리스크 측정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국제회계금융협회(PCAF) 기준을 따라 배출량을 산출하고, 자산별 기후리스크(물리적·이행 위험)를 파악해 이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지난 2021년 PCAF 가이던스에 따라 보유자산에 대한 금융배출량을 측정 및 산출한 바 있다. 작년 연말에는 PCAF 기준에 새로 추가된 국공채를 측정 대상에 추가 포함하고, 탄소배출계수를 기반으로 정보 미공개 기업에 대한 배출량을 추정하는 등 측정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본업 밖에서 이뤄지는 친환경 활동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캠페인은 취약 계층을 위한 의류 기부 활동인 ‘해봄옷장’이다. 하나증권은 캠페인을 통해 모은 의류를 국내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고용된 매장에서 이를 판매하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그룹사와 함께하는 ‘디지털 탄소 배출 저감 캠페인’, ‘플로깅 캠페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2021년 대비 ESG 투자액이나 펀드 판매액이 줄어든 부분이다. ESG 투자액(신규집행 기준)은 작년 444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55% 하락했다. ESG 펀드 판매액(리테일)은 96% 내렸다.

이에 회사 측은 전년도 대비 ESG 투자시장이 위축되면서 에쿼티 투자가 줄었으나, 반대로 대출과 같은 기업여신(+33%)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리테일이 감소한 부분은 비중이 큰 법인 고객이 빠진 영향으로 개인고객 감소세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만기가 되면서 비중이 큰 법인 고객이 빠지면서 리테일 판매액이 줄어들었으나 개인 고객은 감소하지 않았다”며 “ESG 투자가 줄어든 건 작년 관련 시장 전반이 위축되면서 투자시장이 형성되지 않았던 영향이 크다. 반면 론(대출)시장은 활발했던 탓에 ESG 기업여신은 늘어났다. 향후 시장이 정상화되면 신규투자가 다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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