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증권가는 매수의견 유지
해외법인 출자금 4조원 넘어
新 주주환원책 발표 기대감도 한몫
미래에셋증권이 지난 반기 실적 부진에도 증권가로부터 러브콜(매수의견)을 받고 있다. 이유는 크게 해외법인, 주주환원책 두 가지로 분석된다. 4조원이 넘는 해외법인 출자금이 펀더멘탈을 지지하고, 신규 주주환원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반기 다소 아쉬운 실적을 거뒀다. 누적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 27.7%, 19.7% 하락한 4384억원, 4669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실적은 이보다 더 큰 50%대 내림세를 나타냈다.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 지난 분기 중 해외 부동산, CJ CGV 전환사채(CB) 평가손실 등 약 900억원 규모의 투자자산 관련 충당금이 발생했다.
이러한 실적 부침에도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회사에 대한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25일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5점 만점에 3.6점, 매수를 가리키고 있다.
이유는 크게 4조원 규모의 해외법인 출자금, 신규 주주환원책 발표 기대감 두 가지로 분석된다.
신한투자증권은 미래에셋에 대한 목표주가 8500원, 매수의견을 유지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해외법인 출자금을 꼽았다. 상반기 기준 출자금은 약 4조원(30억 달러)이다.
이러한 출자금이 향후 달러 가치 상승에 따라 환평가차익으로 인식되며 자본증가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법인의 반기 총 세전순이익이 600억원에 달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투자증권 임희연 수석 연구원은 “해외법인 출자금에서 발생하는 환평가차익이 추후 달러 가치 상승 시 자본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며 “최근 견고하게 확대되고 있는 현지 시장 지배력 등을 감안하면 당장의 자본 효율성은 낮아도 중장기 투자가치 측면에서는 충분히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신한보다 높은 목표주가 9500원, 매수의견을 제시하며 주요 요인으로 신규 주주환원책을 꼽았다. 앞서 미래에셋은 지난 2021년부터 3년 간 주주환원성향을 조정 당기순이익 기준 최소 30%로 유지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는 배당금, 자사주 소각 예정 금액 등을 합산한 21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천했고, 주주환원비율 33%를 기록하며 지난 3년간의 약속(2021년 34.12%, 2022년 31.3%)을 마무리 지었다.
최근에는 주주환원 관련 투명성도 한 단계 고도화 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2024년 배당부터 배당여부 및 액수가 확정된 후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개선했다.
증권가에선 내년부터 적용될 새 주주환원책이 발표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연결 기준 자기자본 크기가 11조원에 달할 만큼 곳간이 넉넉하고, 최현만 회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그간 주주환원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기 때문이다.
지난 정기주총에서 최 회장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총 2101억 원에 달하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통해 전년도 보다 높은 주주환원비율로 주주 여러분께 환원해 기쁘다"며 "앞으로도 예측 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주주환원정책으로 보답할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내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정책이 이르면 연말 발표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연결 기준 11.2조원이라는 풍족한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할 때, 주주환원율은 기존 30% 대비 추가 상향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25일 종가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 오른 67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12.3% 오른 가격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진출 및 차별화되는 투자전략을 통해 수익성과에도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새 주주환원책에 대해선 “내부 논의 중으로 아직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