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긴축 고삐 죈 尹 정부, 국고채 시장 숨통 틀까…“추경가능성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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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긴축 고삐 죈 尹 정부, 국고채 시장 숨통 틀까…“추경가능성 배제 못해”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8.30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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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24년 예산안 발표
국고채 발행량 9조원 감소
중장기채 구간 비중 낮출 예정
세수결손 등에 추경 가능성도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출처=대통령실]

정부가 재정 긴축 고삐를 당기면서 국고채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는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재정지출 증가율은 2005년 이후 최저치로 이를 따라 국고채 공급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규모 세수결손, 국내외 경제둔화 등에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모든 수급변수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정부는 29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총예산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656.9조원으로 책정됐다. 2023년 예산 증가율 5.1%의 절반 수준으로 2005년 이후 20년 내 최저 수준이다.

과도한 국가채무 상승을 막기 위한 재정 건전성 기조를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5년(2023~2027년) 재정지출 증가율을 연평균 3.6%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동안 확대된 재정수지 적자폭과 1000조원 이상 누적된 국가채무로 우리 재정상황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금년과 내년의 세수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허리띠를 더욱 졸라맸다”고 말했다.

총지출액 감소에 따라 국채 발행량도 덩달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정부는 총 158조8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순발행 50조3000억원, 차환발행액 108조5000억원이다.

올해 대비 9조원 소폭 감소한 크기이나 재정 건전성 기조에 따라 향후 추가적인 발행량 감소가 예상된다.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채권시장 수급부담 경감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구간별로 정부는 향후 단기물 발행 비중을 늘리고, 중장기물은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기조가 당분기 유지될 시 중장기물 수급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기대에 예산안이 발표된 29일 국고 3년, 10년 금리는 전일 대비 각 1.9bp(1bp=0.01%p), 2.8bp 하락한 3.740%, 3.844%를 기록했다. 통상 채권은 공급량이 감소하면 가격이 오르고 수익률이 내린다.

향후 장기물 강세가 지속될 경우 10년물과 3년물 사이 스프레드(금리차)가 점차 줄어드는 ‘커브 플랫트닝’ 기조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18.4bp이던 스프레드는 29일 10.4bp까지 내린 상태다.

연초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의 장기채 매수세가 가팔라진 영향도 장기물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 중 하나다. 채권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리고, 금리를 내리기 때문이다.

KB자산운용의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 ETF(상장지수펀드)는 29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익 1072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보다 약했으나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ARIRANG 국고채30년액티브’ 등 다른 장기채 ETF도 마찬가지로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다만 향후 수급 변수도 존재한다. 40조원 크기의 세수 부족이 가장 크다. 올해 예상보다 적은 세수가 걷힐 경우 국세 수입이 줄면서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상반기 국세 수입은 17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조7000억원(18.2%) 줄어들었다.

중국 경제위기, 반도체 경기 부진 등 대내외적 경기가 흔들리면서 내년도 세수수입 또한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이달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 대비 0.1%p 낮은 2.2%로 전망했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세수 결손에 따른 추경의 가능성과 2024년 경기 둔화에 따른 재정 및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나타날 수 있는 점은 부담이나 적어도 연말까지 국채 시장에서의 공급 확대 우려는 낮아졌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기 이전까지는 커브는 플래트닝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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