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건전성 지표 더 건강해졌다…부동산PF 우려 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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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건전성 지표 더 건강해졌다…부동산PF 우려 불식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9.0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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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자본비율 1994%
미래에셋 다음 업계 2위
유동성비율 130% 넘어
"해외자산도 보수적 관리 중"
[출처=메리츠증권]<br>
[출처=메리츠증권]

메리츠증권의 재무건전성 지표가 가파른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어느새 1위 미래에셋증권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이 외에 구 NCR(영업용순자본비율), 유동성비율 등도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으나 선순위, 고 LTV(담보인정비율) 물건이 주를 이루는 만큼 자금회수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다.

지난해 메리츠증권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254억원을 거두면서 증권사 중 나홀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주식시장 강세에 미래에셋증권 등 5곳이 영업익 1조원을 기록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각국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에 증권업계가 휘청일 때 메리츠는 과학적 심사시스템, 거점별 채권회수 조직 활용 등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통해 주로 부동산·기업금융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메리츠를 따라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을 늘렸지만 지금은 부실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리스크 관리 역량에서 빚어진 차이”라고 말했다.

다만 악성 미분양 주택 수가 늘어나는 등 국내외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약 5조원 크기의 우발부채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만 이러한 걱정을 불식하듯 메리츠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나타냈다. 상반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작년 말 대비 310.2%p, 전분기 대비 64.6%p 오른 1994.1%를 기록했다. 당국 규제치 100%를 가볍게 뛰어넘는 크기다.

10대 증권사와 비교해 1위 미래에셋증권(2026.3%)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비율이다. 연초 이후 가파른 개선세에 미래에셋과의 격차도 작년 말 187.2%p에서 올 상반기 32.2%p까지 좁혀졌다.

NCR은 위험손실을 감안한 현금화 가능 자산(영업용순자본)에서 상환의무 부채(총위험액)를 뺀 값을 자기자본(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위험대응 역량을 나타낸다.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메리츠의 구 NCR은 작년 말 대비 19.6%p 오르고, 전분기 대비 0.01%p 내린 214.5%를 기록했다.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크기다.

구 NCR은 2016년 이전까지 쓰인 증권사 재무지표로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신(新) NCR이 확대되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현재까지 신용평가사에서 활용되고 있는 지표다.

단기 위기대응 여력을 보여주는 유동성비율도 우수했다. 만기 3개월 이하 자산을 부채로 나눈 유동성비율은 137.2%로 전년 및 전분기 대비 8.3%p씩 올랐다. 당국 규제치는 100%다. 이 비율은 ▲2021년 126.4% ▲2022년 128.9% ▲2023년 2분기 137.2%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도 2021년을 기점으로 낮아지고 있다. 유동성비율과 마찬가지로 이 비율은 ▲2021년 97.4% ▲2022년 84.9% ▲2023년 2분기 84.1% 등으로 개선세다.

(왼쪽부터) 고정욱 롯데지주 부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김기형 메리츠증권 사장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롯데건설]<br>
(왼쪽부터)고정욱 롯데지주 부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김기형 메리츠증권 사장이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롯데건설]

국내 미분양 주택 증가 등에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나 충당금을 차곡차곡 쌓으며 실질 위험부담을 낮추고 있다.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자산 대비 대손충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45.8% ▲2022년 61.9% ▲2023년 2분기 73.2%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다만 요주의자산 증가폭을 감당하기엔 다소 벅찬 모습이다. 2분기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중은 전년 말 대비 3%p 오른 8.3%를 기록했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해선 1.1%p 낮아졌다.

요주의, 고정이하자산 등이 증가하고 있으나 자금회수에는 문제가 적은 편이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 대부분이 선순위, LTV 70% 이상 물건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잇단 시장 우려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시장 우려만큼의 과도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저희는 예상한다”며 "메리츠증권 PF 구조를 보면, 대부분 상당 부분 선순위 대출이고, 선순위 대출도 LTV 약 50% 정도에서 끊고 있다”고 답했다.

최 대표는 이번 반기 발표회에서도 “그룹의 국내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13조8000억원 중 97%가 선순위 대출이고 PF대출의 LTV는 40%”라며 그룹 PF 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최근 떠오르는 해외부동산 리스크가 변수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등에 글로벌 주요 도시 사무실 공실률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관련 자산가치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메리츠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는 전체 부동산 자산 대비 30%로 추정된다.

나이스신용평가 윤재성 수석 연구원은 “회사는 부동산 관련 여신에 대해 각종 신용보강, 담보확보 조건, 선순위 등 최종 손실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고 충당금 적립도 지속하고 있다”며 “(다만) 전체 우발부채 및 대출금 중 해외대체투자의 비중이 30% 내외인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외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내·외부적인 자산 건전성 점검 및 평가 등을 진행하면서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선제적 위험 관리, 정상화 가능 자산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부동산PF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단 한 건의 디폴트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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