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통상적으로 외국 주요 도시에서 8월 중순에 열리는 언팩 행사가 올해는 한국 서울 한복판에서, 출시 시기도 2주 앞당긴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가타부타 말이 많았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선택에 많은 이유가 존재하겠지만 적어도 26일 저녁에 열린 갤럭시 언팩 현장에 참석한 이들이라면 이 선택을 납득하지 않을까.

26일 갤럭시 언팩 행사가 열리는 당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부는 공항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가득했다. 언팩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취재진과 인플루언서였다.

코엑스와 연결되는 봉은사 역 출구에서부터 삼성전자의 진행요원들이 표지판을 들고 행사 장소인 코엑스 B홀로 안내중이었다.

B홀 근처에서부터는 언팩 행사와 갤럭시Z시리즈 출시를 알리는 대형 광고가 광고판과 내부 기둥을 가득 채웠다.

저녁 8시 정각 BTS의 멤버 슈가 솔로곡 ’대취타‘를 배경음으로 언팩의 홍보 영상이 재생됐다.

슈가의 ‘대취타’는 한국 전통 군악인 대취타(大吹打)를 샘플링해 판소리와 꽹과리 등 국악기에 강렬하고 묵직한 슈가의 랩이 더해진 곡이다.

자신의 콘서트에서 사진을 찍어달라는 팬들에게 “온리 갤럭시, 노 아이폰”을 외친 일화로 유명한 슈가는 이날 언팩 행사에 직접 자리해 홍보 영상에도 출연해 갤럭시 폴드 시리즈가 주는 차별화된 경험에 대해 묻기도 했다.

시작 영상이 끝나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이 무대 위로 올라와 영어 연설로 언팩의 시작을 열었다.

단순히 연설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었다. 홍보영상에 등장했던 연사가 영상에 이어 무대에 그대로 들어오는 등 행사 곳곳에 재미 요소를 뒀다. 이날 언팩 행사에 참석한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은 미국 배우 시드니 스위니와 함께 갤럭시Z5플립을 이용해 직접 사진을 찍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날 행사에서는 갤럭시Z5 플립・폴드와 함께 갤럭시 워치6·워치6 클래식, 갤럭시 탭 S9 시리즈 신제품이 공개됐다.

갤럭시Z플립・폴드5의 국내 정식 출시일은 다음달 11일이다.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사전 판매에 들어간다. 갤럭시 Z 플립5는 민트・그라파이드・크림・라벤더 총 4가지 색상, 갤럭시 Z 폴드5는 아이스블루・팬텀블랙・크림 총 3가지 색상이 출시됐다. 가격은 갤럭시 Z 플립5이 139만 9200원부터, 갤럭시 Z 폴드5의 경우 209만 7700원부터 시작한다.

언팩행사가 끝나고 마련된 체험존에는 이날 공개된 삼성전자의 신제품 라인업을 체험할 수 있었다.

한켠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프로덕션 디자이너였던 채경선 아트디렉터가 제작한 갤럭시Z5 플립・폴드와 서울의 발전과정이 어우러진 전시물이 자리했다.

한지로 꾸민 전통문양과 한옥의 창호문과 갤럭시Z5 플립・폴드와 함께 전시해 조명으로 각가지 색을 낸 전시물은 외국인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신제품 체험을 끝내고 행사장을 나오자 입구의 리셉션 장에서까지 이날 언팩의 컨셉은 충실했다. 행사 시작 전에는 일반적인 쿠키와 스콘류로 준비돼 있던 리셉션 푸드 메뉴가 한국 전통 간식과 메실 레모네이드도 변경돼 있었다. 개성주악, 연양갱, 오란다, 다식 등 메뉴마다 한국의 전통 간식을 소개하는 영문설명도 함께 붙어 있었다.

행사장을 나오는 길, 언팩 방문객에게 주어지는 기프트에는 창호지 문 모양을 한 카드와 한복을 입은 레고 키링이 기프트 가방에 들어 있었다. 삼성의 하반기 기대작 갤럭시Z5 플립・폴드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갤럭시 언팩 2023로 연 시작은 일단 성공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