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잘 버는 게 아니네…메리츠증권, 재무건전성 최상위 수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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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잘 버는 게 아니네…메리츠증권, 재무건전성 최상위 수준 유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0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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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자본비율 1929.5%
미래에셋證 다음 두 번째로 커
부동산PF 등 부실채권 관건
“한 건의 디폴트도 발생한 적 없어”
[출처=메리츠증권]<br>
[출처=메리츠증권]

작년 나홀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던 메리츠증권이 재무건전성 관리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1분기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당국 규제치를 20배가량 웃도는 규모로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다음 두 번째로 크다. 

이 밖에도 구NCR, 유동성비율 등의 지표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관건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이다. 회사의 요주의이하자산은 약 8000억원으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사 중 두 번째로 크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254억원을 거두면서 나홀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1년 주식시장 강세에 미래에셋증권 등 5곳이 영업익 1조를 기록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부동산 금융 역할이 컸다. 지난 연말 레고랜드 사태 등에 경쟁사들이 휘청일 때 선제적인 위험 관리로 안정적인 실적을 거뒀다. 작년 회사의 전체 영업순수익 중 IB(기업금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로 가장 높다. 

다만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가 1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회복할 낌새를 보이지 않으면서 회사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작년 말 84.3%로 대형사 평균을 절반 넘게 웃돈다.

이러한 우려와 달리 회사의 재무건전성은 대형사 중 최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대표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54.1%p(40%) 증가한 1929.5%를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 2132.3% 다음으로 큰 규모다. 당국 규제치는 100%다.

NCR은 위험손실을 감안한 현금화 가능 자산(영업용순자본)에서 상환의무 부채(총위험액)를 뺀 값을 자기자본(필요유지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회사의 위험대응 역량을 나타낸다.

[자료=금융감독원]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눈 구NCR(조정순자본비율)은 같은 기간 17% 증가한 214.6%로 집계됐다.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6년 이전까지 쓰인 구NCR 지표는 자기자본 규모가 클수록 신NCR이 왜곡되는 문제로 인해 현재까지 신용평가사에서 활용되고 있는 지표다.

만기 3개월 이내 자산을 부채로 나눈 유동성비율도 대형사 중 두 번째로 높은 크기를 나타냈다.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4%p 증가한 128.9%다. 신한투자증권 136.3% 다음으로 크다.

다만 관건은 부동산PF 부담이다. 지난 연말 이래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고개를 들지 못하면서 회사의 관련 자산건전성도 저하되고 있다. 1분기 연체 1개월 이상 요주의이하자산은 전분기 대비 56% 증가한 7786억원으로 대형사 중 신한투자증권(8074억원) 다음으로 크다.

전체 요주의이하자산 중 60% 이상이 해외대체투자 자산으로 이뤄진 만큼 자금회수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1분기 글로벌 10대 도시 사무실 공실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12.9%)를 기록하는 등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반면 충당금은 1691억원으로 부실자산 대비 부족한 수준다. 요주의이하자산에서 충당금을 뺀 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순요주의이하자산비율은 10.8%로 대형사 중 가장 높다. 신한투자증권의 비중은 7.2%다.

다만 주로 선순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70% 이상 물건으로 이뤄진 만큼 부실에 따른 위험부담은 낮은 편이다. 재무건전성, 유동성비율 등에서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하면서 위험 대응역량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신용평가 윤소정 선임 연구원은 “질적 부담은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으나 과거 취급한 해외투자자산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위험이 내재돼 있다”며 “상환순위, 담보확보, 충당금 기적립현황 등을 고려했을 때 최종적인 손실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해외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내·외부적인 자산 건전성 점검 및 평가 등을 진행하면서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선제적 위험 관리, 정상화 가능 자산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다. 부동산PF 사업을 시작한 이래 단 한 건의 디폴트도 발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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