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수익률 ‘곱버스’가 싹 쓸었다…레버리지는 상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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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수익률 ‘곱버스’가 싹 쓸었다…레버리지는 상폐 위기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0.31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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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상위 ETN 10개 중 8개 ‘곱버스’
반대로 레버리지 손실 커…KB증권 ETN 상폐
전문가 “방향 맞춰도 시점 놓치면 손해”
[출처=Unsplash]

“오늘 들어가도 될까요?”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국내 ETN(상장지수증권) 8종이 모두 가격하락에 두 배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레버리지)’형 상품으로 나타났다. 모두 천연가스 선물과 홍콩 항생테크 지수를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 기간(9/28~10/28) 중 평균 수익률은 +48.45%다.

이 중 수익률 상위 3개 ETN은 차례로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 ‘삼성 인버스 2X 항생테크 ETN(H)’로 각각 53.49%, 52.33%, 51.95% 수익률을 거뒀다. 같은 기간 코스피(4.56%)를 10배 웃돈 성과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5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를 조기 청산할 만큼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부터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러던 게 지난 두 달 사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뚝 떨어갔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날씨에 각국 재고가 넘친 영향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지표인 네덜란드 TTF 가격은 지난 8월 메가와트시(MWh)당 349유로에서 이달 28일 139유로까지 60% 넘게 내렸다.

홍콩 항생지수는 이달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체제가 구축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는 ‘차이나런(탈중국)’ 여파에 급락했다. 28일 기준 지수는 최근 1달간 13.8% 내렸다.

이 같은 배경에 천연가스와 항생테크 지수를 ‘순’방향으로 두 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 수익률은 반대로 바닥을 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가장 낮은 수익률을 거둔 하위 6개 상품이 모두 천연가스 선물 및 항생테크 레버리지 ETN이다. 이 기간 중 평균수익률은 -39.79%다.

[출처=삼성증권]<br>
[출처=삼성증권]

이 중 최하위 3개 상품은 ‘신한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TRUE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H)’, ‘삼성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 B’로 각각 수익률은 -42.61%, -42.53%, -42.45%다. 다음으로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이 동 기간 42.29% 내렸다.

천연가스와 달리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 꺾인 레버리지 항셍지수 ETN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다. 지난 26일 KB증권은 자사 항생지수 레버리지 ETN을 조기 상장폐지했다. 지난 24일 항셍지수가 하루 만에 6% 급락하자 ETN 지표가치(IV)가 폐지기준인 1000원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같은 날 충격에 마지막으로 남은 ‘삼성 레버리지 항셍테크 ETN(H)’는 아슬하게 투자 유의경고만으로 상폐를 면했다. 다만 31일 기준 지표가치는 1000원을 간신히 넘는 1088.56원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1000원 깨지면 거래정지 조기청산”, “내 돈 최저점에 청산시킨다”는 등 불안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장 추세전환이 확실하지 않은 만큼 곱버스, 레버리지 ETN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흐름을 잘 읽는다고 한들 시점을 놓칠 경우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경고다. 

실제 지난 두 달간 하락한 천연가스 가격이 소폭 반등한 10/24~26일 3거래일간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C’ 수익률은 각각 -18.84%, -18.13%를 기록했다. 동 기간 전체 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SK증권 조준기 연구원은 “(레버리지 상품은) 방향을 맞추더라도 시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짊어지는 리스크 대비 리턴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현재는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중요한 국면에 놓여 있다. 추세 전환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투자는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트레이딩 목적으로 사용할 때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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