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자금시장, 11월 금통위 경로 바꿀까…이 총재 “관련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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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자금시장, 11월 금통위 경로 바꿀까…이 총재 “관련 적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10.28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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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다음 달 23일 금통위 개최
여전히 높은 물가에 빅스텝 전망 나와
다만 자금시장난에 기업 재무부담 우려
“거시 통화정책 전제조건 바뀌지 않아”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다음 달 2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이달 12일 개최한 금통위에서 역대 두 번째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을 밟았다. 금리는 10년여 만에 3.0%대에 진입했다. 연 5%를 웃도는 국내물가에 더해 최근 미국이 긴축강도를 높인 영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창용 총재는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보다 낮은 금리전망치에 당일 국고채 3년물 금리가 4.1%까지 급락(-23.5bp)하는 등 단기물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이러한 금리 가이던스와 달리 증권가에선 11월 두 차례 연속 빅스텝 전망이 나왔다. 이달 빅스텝을 이끈 물가, 한미 금리격차 등 매크로 요인이 다음 달 개선될 여지가 적기 때문이다. 이달 27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이 11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은 88.5%로 여전히 높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관건은 11월 추가 빅스텝 인상 여부다. 10월 이후에도 달러 강세와 인플레 부담 등의 매크로 환경에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11월에도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75bp 인상에 따라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금통위 이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말했다.

다만 최근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며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부쩍 높아진 탓이다. 정부가 지난 주말 5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책을 발표했지만 금리는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27일 기준 국고채 3년물과 회사채 3년물(AA-등급) 금리격차(신용스프레드)는 1.345%p로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출처=기획재정부]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신용스프레드 수준은 직전 위험이었던 코로나19 당시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신용스프레드 급등은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했던 올해 6월 이후 본격화했다. 여기에 9월 말 발생한 레고랜드 사업 ABCP(유동화기업어음) 사태는 단기자금 발행시장을 급격히 냉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한은이 빅스텝까지 밟을 시 기업부담은 지금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약 13조원, 내년 상반기 기준으로 약 60조원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이를 재상환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부담해야하는 이자부담이 더 높아지게 된다. 다만 한은 측은 이번 레고랜드 사태가 물가 등 거시 통화정책 운영과 독립된 미시적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관련 질의에 “자금시장 안정방안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중심으로 신용 경계감이 높아진 데 대한 미시적 측면"이라며 "우리나라는 기업어음 중심으로 문제가 있지 은행중심 자금순환은 문제가 없어 거시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전제조건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금리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되지 못했다. 연준의 속도 조절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연준의 강한 긴축과 그로 인한 한은 긴축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번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조치와 관련해 미시 정책이라고 언급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위한 거시 정책인 금리 인상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근본적으로 물가 정점을 확인하지 못하면 피봇(정책방향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 금통위까지 남은 시간은 약 한 달로 그동안 자금시장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 자금시장 경색이 거시경제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가라앉을 시 시장 예측대로 11월 빅스텝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연준의 11월 75bp 인상 경로 역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결국 유동성 공급 대책 실효성 및 한은의 최종금리 눈높이 변화 여부가 이번 랠리에 상당히 중요하다”며 “우선 10월 금통위 조건부 포워드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최종금리 레벨은 다시 높아질 수 있고 11월 추가 빅스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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