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날개 달린다...'600조 잭팟' 누가 터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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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재활용 날개 달린다...'600조 잭팟' 누가 터트릴까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0.1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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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시장 향후 2050년까지 '600조원' 예상
'원가 절감', '신사업 진출', '탄소중립 부응' 기대
에너지·건설·완성차업체, "시장 확장 총력 기울여"
폐배터리 시장이 오는 2050년 60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SK이노베이션]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증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한지 10년이 지나면서 업계 사이에서는 수명을 다한 폐배터리 바람이 불고 있다. 태동기를 맞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서 승자가 될 기업은 어디일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은 2040년까지 87조원, 2050년까지는 6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용 후 배터리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매립하거나 소각할 경우 중금속과 유독가스로 인해 폭발 위험이 있으며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입장에서 폐배터리 산업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는 분야다.

분해 후 원자재 자원을 재활용하면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배터리 분야 신사업 진출의 기회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원 재활용을 통해 탄소중립이라는 사회적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어 기존 배터리 제조회사 외에도 에너지, 건설, 완성차 업체 등이 시장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SK이노베이션 스토리데이’에서 회사의 정체성을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완전히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배터리에서 배터리를 캔다’는 목표 아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핵심전략 중 하나로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축적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5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하려는 의지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는 지난 6일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을 위한 계약 서명식을 가졌다. 합작법인 투자 금액은 총 1700억원이다. 두 기업은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폐배터리 확보는 물론 이차전지 리사이클링과 관계된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도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향후 이차전지 진단, 평가, 재사용 등과 같은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폐배터리 사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폐차장과 딜러로부터 폐배터리를 수거하고, 부품 기업인 현대모비스는 제조한 배터리를 노후 차량과 교체용 배터리에 다시 활용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가 폐배터리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최근 인플레이션 방지법(IRA)을 앞세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도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미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중소기업의 도약도 기대해볼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일 미래차 분야의 7개사에 대한 사업재편 계획을 신규로 승인했다. 해외에서 니켈·코발트 등 원료를 수입해 2차전지용 전구체를 제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사업재편을 통해 원료를 폐배터리에서도 재회수해 전구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머터리얼즈는 이를 위해 5년간 301억원을 투자하고 30명을 신규 고용하기로 했으며, 해외원료 의존 최소화로 인한 공급망 강화, 폐배터리 활용으로 인한 탄소 저감, 재활용품 사용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통상자원부, 삼일회계법인과 공동으로 개최한 ‘제11차 대한상의 ESG 경영 포럼’에서도 폐배터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다시 한번 논의됐다.

‘순환경제 국내외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고운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원을 재활용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과 원자재 확보를 모두 이룰 수 있는 순환경제를 우리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경제는 제품의 생산, 소비, 폐기 전 과정을 다루기에 탄소중립의 현실적인 해결방안이라 할 수 있다”며 “폐배터리 등과 관련된 재활용 산업이 향후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게는 탄소배출 감축과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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