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대표주자 '전기차', 진정한 친환경위해 배터리·전기 생산 문제 ‘넘어야 할 산’
상태바
친환경 대표주자 '전기차', 진정한 친환경위해 배터리·전기 생산 문제 ‘넘어야 할 산’
  • 장지혜 기자
  • 승인 2022.10.11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428만5000대 돌파
소비자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감축 우려"
전기차 '제로 에미션', '그린워싱' 비판 제기
벤츠의 전기차 EQS [사진=벤츠코리아]
벤츠의 전기차 EQS [사진=벤츠코리아]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친환경 시대의 대표 주자로 떠오른 전기차를 두고 ‘친환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돼 주목된다.

11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상반기 기준 428만5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더욱 큰 폭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6만8528대로 전년 동기보다 73.5%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는 17만3147대에 불과했으나 이후 1년간 12만대 이상 판매된 것이다. 매달 1만대 이상 팔린 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2022 자동차 소비 트렌드’ 조사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전기차 고려 비중은 23%로 미국이나 독일, 일본, 중국 등의 자동차 주요 시장 중에서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전기차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연료비 절감을 꼽았다. 다음 요인으로는 기후변화 우려 및 탄소배출 감축이 뒤를 이었다. 독일, 중국, 인도 소비자들은 기후변화 우려 및 탄소배출 감축을 첫 번째로 선택했다.

인천에 사는 이 모씨 또한 “최근 기름값이 많이 오르기도 했지만, 기후변화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다 보니 결국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우선순위에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글로벌 소비자 모두 전기차를 통해 배출가스에 대한 환경오염 완화 효과를 기대하고 자동차 구매 시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완전한 친환경 위해 전기 및 배터리 부분에서 기술적으로 극복해야"의견 확산

한편 ‘친환경 자동차’라고 부르는 전기차를 놓고 친환경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기차를 만드는 대부분의 기업은 ‘제로 에미션(zero-emis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전기차를 친환경이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탄소를 배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전기차는 주행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환경의 기준을 전기차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고려하면 제로 에미션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나의 제품이 생산되고 만들어지는 ‘전과정’을 LCA(Life Cycle Assessment)라고 하며 LCA의 개념을 자동차 연료에 적용한 것을 WTW(Well To Wheel) 분석이라고 한다. 즉, 연료의 생산 과정부터 전기차를 제작하고 운행하고 폐기하는 순간까지의 탄소배출을 고려하면 전기차도 친환경이 아니게 된다는 것이다. 

전기 생산에 있어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전기차가 무슨 소용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전기차 배터리다. 전기차에서 핵심이 되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매우 높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전기차 한 대 생산 시 발생하는 탄소 11t 중 절반에 가까운 5.3t이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다.

또한 배터리에 꼭 필요한 리튬과 코발트 등의 소재를 채굴에서도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필요하고 유해 부산물로 인해 대기오염물질이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 주행 가능 거리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를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탄소배출이 적은 것은 분명하다. 1년에 1만2000km를 주행한다고 할 경우 38.1%의 탄소배출량 차이를 보인다. 전기차의 연료로 사용하는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하고,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등 다각도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전기차는 진정한 친환경 자동차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전기차가 완전히 친환경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기술의 발전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한다면 전기차가 친환경 자동차로 거듭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