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금융 맏형 노릇…영국, 잇단 국내 금융기관 방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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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금융 맏형 노릇…영국, 잇단 국내 금융기관 방문 배경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5.09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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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환경부 장관, 이달 신한금융 방문
주한대사 지난 달에는 농협금융 찾아
영국 COP26 이후 기후리더 역할 부상
“글로벌 금융시스템 재편 위해 노력”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 [출처=영국 정부]

최근 영국이 국내 금융기관을 잇따라 방문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지난 한 달간 영국 환경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는 신한금융, 농협금융지주를 찾아 기후금융 현황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은 작년 제26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30조 달러 규모의 기후 금융협약을 이끌어내며 일약 기후리더로 떠올랐다. 이번 방문도 이러한 리더십의 일부로 풀이된다.


영국 국제환경부 장관, 신한금융 방문…지난 달 주한대사 농협금융 찾기도


6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금융 본사에서 (왼쪽부터)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 골드스미스 영국 국제환경부 장관,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서승현 신한금융 글로벌사업그룹 그룹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신한금융그룹]

잭 골드스미스 영국 국제환경부 장관이 지난 6일 기후위기에 대한 민간 금융기관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도 함께했다.

골드스미스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지난 해 COP26 회의에서 ‘산림보전 선언’을 주도하는 등 산림 분야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고 있다.

이날 골드스미스 장관은 신한금융 조용병 회장과의 만남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산림보전,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신한금융이 추진하는 친환경 금융활동이 한국에서 더 확산될 수 있도록 회사측에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장관은 신한금융이 지난 4월 영국 소재 국제기후채권기구(CBI)로부터 발행한 기후채권을 이러한 우수 금융사례로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조 회장은 “지난 3월 TNFD(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참여를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금융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산림 보전과 같이 탄소중립과 생물다양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민간 금융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가 환담 후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 [출처=농협금융그룹]

그런가 하면 지난 4월 콜린 크룩스 주한대사는 농협금융지주를 방문해 런던을 '기후·녹색금융의 수도'라고 소개하며, 이에 대한 농협금융 측의 투자의사를 묻기도 했다. 농업금융에 특화된 농협이 런던과 만나 녹색금융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영국측의 설명이다.

이에 농협금융은 “영국에서의 사업, 투자경험이 농협금융 ESG 경영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농협금융은 대사접견 일주일 후 영국 런던에서 NH투자증권 영국사무소를 현지법인으로 승격시켰다. 해당 법인은 지주 계열사 중 유일한 유럽법인으로 "한국과 영국, 더 나아가 유럽까지 아우르는 양국의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NH투자증권측은 전했다.


영국, COP26 이후 기후금융 리더로 부상…‘세계 최초 탄소중립 금융센터’ 목표


영국 리시 수낙 재무장관. [출처=COP26]

최근 영국은 지난해 COP26 주최국으로서 회의에서 이뤄진 주요 선언을 이행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신한금융, 농협금융지주를 잇달아 방문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지난 COP26에서 영국은 '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합(GFANZ)' 창립을 주도했다. 전 세계 450여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연합체는 2050년까지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총 130조 달러(약 16경5000조원)에 이른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은행 부문에선 '넷제로 은행연합(NZBA)'을 별도로 설립했다. 여기에는 신한금융과 KB금융그룹이 43개 글로벌 금융기관과 함께 창립멤버로 이름을 올렸으며, 전달 주한대사가 방문한 농협금융도 현재 NZBA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참여 금융기관들의 지속적인 협력을 구하는 한편, “역사적인 기후협력”을 이끌어낸 "책임감 있는 조치"로 런던을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금융센터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지난 COP26 재무의 날 연설에서 "넷제로 달성을 위해 전 세계 금융시스템을 재편해야 하며 영국이 이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영국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금융센터가 될 것이며 이는 기업들이 넷제로 계획을 의무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영국 재무부는 관련 공시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ransition Plan Taskforce·TPT)를 출범하며 이 목표를 향한 첫 발을 뗐다.

세계자연기금 영국지부 타냐 스틸 CEO는 “영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전환 계획을 개발하면 이곳과 전 세계적으로 더 큰 기후 행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도 이를 따라) 기후 변화가 사람들과 자연시계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경쟁에서 야심찬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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