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發 갈등,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 앞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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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發 갈등,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전환 앞당기나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1.28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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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가스공급 압박…EU 내부 파열음도
-EU 부집행위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답"
[출처=Unsplash]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군사적 대립이 지속되며, 유럽 내부에서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도 천연 가스를 정치적 압박도구로 활용한 적 있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전략이 반복되자 탄소중립 의제와 더불어 에너지 안보문제가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더욱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우크라이나 갈등에 러시아 가스밸브 잠궈…천연가스 가격 급등


러시아는 유럽 전체 가스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제공하는 최대 공급국으로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대립 과정에 가스공급을 줄이는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2009~2019년간 EU 27개 회원국의 천연가스 수입국가별 비중. [출처=유로스탯]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은 1월 1일~15일 간 유럽향 가스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4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즈프롬은 다음 달 러시아와 유럽을 잇는 야말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계약도 맺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배경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지표물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2월물 선물가격은 24일 하루만에 17% 오른 메가와트시(MWh)당 93유로(약 13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32% 오른 값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파티 비롤 국장은 12일 논평을 내 "러시아의 행동으로 인해 유럽 가스 시장에 강력한 압박 요소가 있다"며 "현재 러시아 가스흐름이 낮은 이유는 우크라이나와이 지정학정 갈등이 고조된 탓"이라고 짚었다.

네덜란드 TTF 2월물 최근 5일 가격추이. [출처=barchart]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자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균열도 일어나고 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큰 독일은 미국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독일 외무장관 안나레나 베어복은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끊는 것이 반드시 가장 날카로운 칼은 아닐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유럽 가스 의존도 낮춰야 해"…친환경 에너지 전환 탄력 받나


지속적인 러시아의 가스공급 압박에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침공 당시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가스공급을 중단하는 등 관련 압박을 취한 바 있다.

기후싱크탱크 E3G 이완 그레이엄 가스전환연구원은 "만약 유럽이 더 이상 지정학적인 위기에 노출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가급적 빠르게 줄여나가야 한다"며 "(이번 대립은) 유럽과 가스의 관계를 재고하는 발판 역할을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목소리는 EU 집행위원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프란스 티머만스 EU 그린딜 집행부위원장은 21일 EU 에너지 환경장관 비공식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장기적으로 부유하게 만드는 것을 멈추고 싶다면 재생 에너지에 더 빨리 투자해야 한다"며 "안정적이고 저렴한 에너지를 제공하고 싶다면 재생에너지가 정답"이라고 말했다.

[출처=프란스 티머만스 SNS]

티머만스 EU 집행부위원장의 발언 이후 영국은 25일 해상풍력 프로젝트 개발자금에 3160만 파운드(약 5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렉 핸즈 에너지 장관은 "(해당 프로젝트는) 글로벌 가스 가격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투자이유를 밝혔다.

SK증권 구경희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러시아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무기로 EU 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에 EU는 지속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통한 에너지 안보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천연가스 가격이 유럽지역을 넘어 전반적으로 오르며 국내 탄소중립 어젠다도 동일한 이유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구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전통 에너지의 가격 상승은 대체 에너지의 부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내 탄소중립 아젠다 추진에 있어서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의 혼란이 다소 진정된다면 작년 한 해 동안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다시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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