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간 주가 반토막
전문가 “장기 투자여건 충분”
지난 2020년 폭등했던 친환경 에너지 종목이 연일 하락하며 친환경 거품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시 최대 3배까지 가격이 널뛴 종목들은 지난 한 해 이들 증가폭을 모두 반납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하락세에도 탄소중립 등 구조적인 투자요인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또한 낙폭이 과도한 만큼 저평가 매력도 있다고 본다.
최악의 한 해 보낸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ETF
친환경 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이쉐어즈 글로벌 청정 에너지 ETF'(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ICLN)는 3일 종가 기준 지난 1년 간 주가가 40% 하락했다.
해당 ETF는 2020년 한 해 동안 주가가 약 3배 가량 폭등했으나 지난해 1월 고점을 찍은 이래 지속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다음으로 자산규모 큰 ETF를 따라가도 마찬가지다. '퍼스트트러스트 나스닥 청정 에너지 지수 ETF(QCLN)'는 같은 기간 35% '인베스코 윌더힐 청정 에너지 ETF(PBW)'는 60% 내렸다.
반면 동 기간 나스닥 지수는 0.7%, S&P500지수는 15% 오르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주가 급락에 녹색 거품론 대두…"비정상적 과열"
코로나19 발발 이후 ESG 투자 열풍이 불며 환경(E) 부문이 그 중심에서 많은 조명을 받았다. 과거와 다르게 기후위기가 큰 위협으로 다가왔고, 무엇보다 파리협정이 2020년 기존 교토의정서를 대체하며 각국에서 앞다퉈 탄소중립을 발표한 영향이 크다.
이러한 가운데 청정 에너지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관련 ETF 중 가장 투자수익이 높았던 '인베스코 윌더힐 청정 에너지 ETF'는 2020년 한 해 동안 200% 올라 나스닥 종합지수를 약 160%p 웃돌았다.
이와 함께 유망 친환경 기업들의 PER(주가수익비율)도 치솟았다. 태양광 업체 엔페이즈(ENPH)는 지난해 3월 PER이 240배까지 치솟았고 퍼스트솔라(FSLR)는 2020년 3월 90배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 종합지수의 평균 PER은 25배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러한 과열 양상을 두고 녹색 거품론이 거론되기도 했다. 지엘제이리서치(GLJ Research) 고든 존슨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초 "100% 녹색 거품"이라며 "태양광 업체는 주가가 3배나 널뛰는 등 정상이 아니다"라고 짚기도 했다.
"구조적 투자요인 충분"…다만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 있어
전문가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친환경 종목이 큰 폭 조정을 받았으나 글로벌 탄소중립 등 구조적으로 장기 투자요건이 충분하다고 본다.
신한투자금융 함형도 연구원은 "이미 태양광 발전이 화석연료 기반 발전설비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하에 태양광 수요는 우상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친환경 에너지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다시 저평가 돼 반등기회가 높다고 진단한다.
함 연구원은 "(2021년 친환경 테마 종목의 PER이 평균 60배까지 뛰어올랐으나) 주요 태양광 기업들의 평균 PER 밸류에이션은 2022년 17배로 2019년 25배보다 저평가 상태"라며 "(올해 실적 개선에 힘입어)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친환경 투자과열 양상을 지나오며 지속 가능투자에 대해 다소 비판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ESG 투자에 대해 비판칼럼을 연재하는 제임스 매킨토시는 "ESG 투자를 추진하는 펀드 매니저는 수익을 희생하지 않고 세상을 구하는 데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기본으로 돌아가 보면 이렇게 간단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