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MZ세대 저격하는 ‘신도시’ 백화점... 백화점의 '감성 마케팅'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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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MZ세대 저격하는 ‘신도시’ 백화점... 백화점의 '감성 마케팅' 어디까지 왔나
  • 이용준 기자
  • 승인 2021.10.2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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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일산점 '다락별장' 오픈 통해 매출 신장
'신도시' 평균연령 낮아 체험형 매장 시도로 적합
현대백화점, 명품 구매객 중 MZ세대 비중 48.7%

최근 백화점은 상품뿐만 아니라 체험을 파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20-30대 고객 수요가 높은 판교 일산, 동탄 등 신도시를 중축으로 백화점업계는 발 빠른 체질개선을 실험해보고 있다. 이에 21일 <녹색경제신문>이 일산, 판교, 동탄 등 신도시 지역에 위치한 백화점을 방문해 체험형 매장구성을 위한 업계의 새로운 시도를 취재했다.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레인보우 스퀘어'로 꾸며진 롯데백화점 일산점[사진=이용준 기자]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레인보우 스퀘어'로 꾸며진 롯데백화점 일산점.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최근 MZ세대의 입맛에 맞춘 매장 리뉴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진=이용준 기자]

최근 백화점 1층은 화장품 매장이란 공식은 깨지고 체험형 매장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백화점의 소비 주역으로 떠오른 MZ세대들의 취향에 맞춰 백화점 내부에 갤러리, 서점 등이 구성돼 눈길을끌고 있는 것.

특히 일산, 판교, 동탄 등과 같은 주거·산업 복합 신도시에 위치한 백화점은 오늘날 체험형 백화점의 정점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신도시는 구도심에 비해 젊은 고객 수요가 많아 다양한 테마를 구성하고 실험해보기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녹색경제신문>이 통계청의 총조사인구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각 도시가 위치한 행정구역의 전체 거주민 중 20-30대 비중은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구체적으로 화성시는 36.79%, 분당구는 31.89%, 고양시는 30.16%로 전국평균(30.12%)보다 높았다. 또한 도시별 평균연령도 판교 거주민의 평균연령은 37.8세, 일산은 42.4세로 전국 평균보다 각각 5.6세, 1.2세 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아트비즈니스 통해 MZ세대 마음 사로잡는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광장에 위치한 '판교 아트 뮤지엄' 모습. 입점 수수료보다 체험형 공간을 구성한 백화점 측의 마케팅 전략이 돋보인다.[사진=이용준 기자]
현대백화점 판교점 1층 광장에 위치한 '판교 아트 뮤지엄' 모습. 입점 수수료보다 체험형 공간을 구성한 백화점 측의 마케팅 전략이 돋보인다.
[사진=이용준 기자]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한 대대적인 아트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희소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미술콘텐츠를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판교점이 자랑하는 아트 갤러리는 1층 가장 규모가 큰 광장에 구성돼 있었다. 갤러리에서는 지난 8일부터 ‘판교 아트 뮤지엄’을 진행하고 쿠사마 야요이, 줄리안 오피 등 국내외 20여명의 유명 작가를 소개한다. 판교 아트 뮤지엄은 올해까지 4회 전시를 개최했다.

갤러리 내부 모습. 국내외 50여 작품이 전시돼 웬만한 전문 갤러리 보다 규모가 크다.[사진=이용준 기자]
갤러리 내부 모습. 국내외 50여 작품이 전시돼 웬만한 전문 갤러리 보다 규모가 크다.[사진=이용준 기자]

여기에 더해 10층 ‘미디어아트존’을 따로 운영하며 높이 5m가 넘는 대형스크린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아트비즈니스에 힘주는 이유도 지역 MZ세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전체 매출 중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은 41%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또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30대 이하 고객 명품 매출 신장률도 48.2%로 전체평균(38.2%)보다 1.2배 높았고, 명품 구매 고객 가운데 30대 이하 비중도 과반수에 가까운 48.7%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일산점, 독립서점 품고 MZ세대 매출 신장 노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트로'풍으로 꾸며진 다락별장. 주변 매장보다 톤다운 돼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사진=이용준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레트로'풍으로 꾸며진 다락별장. 주변 매장보다 톤다운 돼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사진=이용준 기자]

한편 롯데백화점 일산점은 지난달 복합문화공간 ‘다락별장’을 오픈해 이목을 끌었다. 다락별장은 247평 규모로 독립서점과 갤러리 등으로 구성돼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백화점 1층에 서점이, 그것도 대형프렌차이즈가 아닌 ‘독립서점’이 들어선 건 이례적인 일이다.

다락별장은 최근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레트로’ 풍으로 꾸며졌다. 또 독립서점 감성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일산을 대표하는 독립서점 ‘한양문고’를 입점시켰다. 이후 롯데백화점 일산점의 MZ세대 매출이 38%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치동 프리미엄 갤러리 '아트뮤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품 관람부터 구매까지 가능하다.
[사진=이용준 기자]
지역 유명 독립서점 '한양문고'가 입점했다. 한양문고는 11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이용준 기자]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일산점의 MZ세대 매출 구성비가 매년 평균 2%포인트 줄면서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10%대인 18%까지 떨어졌다"며 "이에 일산점은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 미술관 저리가라"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롯데백화점 동탄점 

1층에 위치한 '에이트 스퀘어' 모습. 특별제작된 안경을 쓰고 3D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이용준 기자]
1층에 위치한 '에이트 스퀘어' 모습. 특별제작된 안경을 쓰고 3D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이용준 기자]

올해 8월에 개관한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탄점은 웬만한 대형 미술관을 방불케 해 업계의 화제가 돼왔다.

동탄점은 백화점 구석구석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어 쇼핑과 관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동탄점은 단순 백화점을 넘어 ‘머무는 복합시설’이란 스테이플렉스(stayplex)컨셉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층에는 전문 미술관에서도 보기 힘든 미디어아트전시관 에이트 스퀘어(AIT SQUARE) 등이 구성돼 눈길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전시된 설치미술 작품 모습[사진=이용준 기자]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전시된 설치미술 작품 모습
[사진=이용준 기자]

최근 백화점은 단순 매출 신장을 넘어 지역 특징에 맞춘 백화점 리뉴얼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신도시는 젊은 고객 수요가 높아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기에 적합한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MZ세대의 눈길을 끄는 백화점 업계의 새로운 시도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라 유통업계의 새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준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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