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②] 삼성·SK하이닉스·LG전자·디스플레이 업계 등 국내 업체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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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②] 삼성·SK하이닉스·LG전자·디스플레이 업계 등 국내 업체 영향은?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11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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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 단기적 매출 감소 불가피...반도체 가격하락도 우려
- 삼성전자 중장기적으로 호재...스마트폰, 통신장비, 파운드리 사업확장 '기회'...LG전자도 호재
- SK하이닉스 타격 불가피...매출의 40%가 중국...추가 제재조치에 따라 위험성 커져
-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단기적 매출 감소 예상되나 제한적

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자존심' 화웨이가 몰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뿐만 아니라 중국 IT 산업 전체를 정조준하고 있으며, 반중 기조가 크게 바뀔 일은 없어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내 IT, 전자업체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①] 화웨이를 중국 업체가 대체할 가능성 희박...중국 IT산업 전체를 노린다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②] 삼성·SK하이닉스·LG전자·디스플레이 업계 등 국내 업체 영향은?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③]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 상존...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미국의 제재로 인한 화웨이의 몰락이 삼성전자(대표 김기남),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 LG전자(대표 권봉석), 삼성디스플레이(대표 이동훈), LG디스플레이(대표 정호영) 등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는 중장기적으로 호재이나 SK하이닉스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단기적인 매출 감소가 예상되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매출 감소 불가피...10조원 반도체 수요 사라지고, 반도체 가격 하락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업체로 거론되는 곳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두 업체 모두 반도체를 생산해 화웨이에 공급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작년 5월부터 지속된 미국의 견제에도 지속적으로 화웨이에 D램과 낸드플래시를 판매해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 물량에 대한 생산을 중단했다. 그러나 공정 특성상 메모리의 원재료에 해당하는 웨이퍼의 투입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에 웨이퍼를 투입해 생산을 지속하면서 대체 구매자를 물색 중이다. 

단기적으로 주요 고객인 화웨이 이탈로 인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액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약 7조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화웨이 관련 매출액이 전체의 11.4%인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화웨이 관련 매출은 향후 점진적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따르면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올해 15.1%에서 내년 4.3%까지 폭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화웨이 관련 매출 10조 원 정도가 내년 이후 반토막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다다. 

그러나 화웨이의 빈자리를 당분간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추가제재를 검토 중이어서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화웨이향 매출 감소를 이들 중국 업체들로 메우며 타격을 최소화시키려 노력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번 공급중단으로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반도체 메모리가격이 더욱 악화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올해 최고치인 6월 말보다 5.44% 내린 3.13달러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업계는 화웨이라는 거대 수요처가 사라지면서 올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호재...스마트폰, 통신장비,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기회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이번 제재는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D램, 플레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를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부담이 되지만 스마트폰, 통신장비 사업에서 화웨이와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제재를 통해 당장의 매출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삼성전자를 위협하던 화웨이가 장기적인 타격을 입게 돼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것이로 보인다. 지난해 애플을 잡고 스마트폰 세계 2위로 부상했던 화웨이는 삼성 제압을 대외적으로 공언하고 다녔다. 

실제 올해 2분기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5600만 대로 전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중국시장에서는 전체 스마트폰의 70% 이상을 판매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왔다.

이번 제재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위세가 대폭 위축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유럽과 인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획기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삼성을 바짝 추격하던 화웨이의 물량이 급격히 줄면서 삼성과 애플 등 상위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화웨이의 제재를 통해 삼성전자가 수혜를 보는 부분은 5G를 대표하는 통신장비 분야다. 통신장비에도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통신장비 경쟁자였던 화웨이는 통신장비 품질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버라이즌 수주를 통해 그동안 에릭슨, 노키아 비중이 높았던 버라이즌이 향후 삼성의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다른 수요업체들과도 연쇄작용을 일으켜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부문 약진이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버라이즌 수주는 5G시장에서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사실상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졌다"며 "미국, 유럽 통신업체들로 5G 통신장비 점유율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제조) 분야에서도 삼성전자에게는 호재다. SMIC에 대한 제재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화웨이에 이어 글로벌 5위,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거래제한 기업에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 중이다.

SMIC까지 제재를 받게 되면 SMIC에서 처리하던 물량이 삼성 등 다른 업체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구글, IBM, 엔비디아, 퀄컴에 잇달아 대규모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했는데 사업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LG전자 역시 수혜가 예상된다. LG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업체와의 경쟁으로 고전해왔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 상대였던 화웨이가 더이상 제품을 못 팔게 되면 그 수요 일부를 LG전자가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화웨이 제재로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등 중저가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LG전자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향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 회사 내부에서 상황을 예의깊게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힘을 잃게 되면 아무래도 이득이 될 것이란 예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분명한 타격...디스플레이 업계 타격 예상되나 극복 가능

그러나 SK하이닉스의 경우 상당히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올해 기준 15%를 상회하는 데다, 중국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4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화웨이를 몰락시키고 난 뒤 다음 미국의 타겟은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업체일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추가제재 조치 여부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수요처 상실 위험도가 커진다.  SK하이닉스는 다른 수요처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해졌다. 

또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처럼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를 생산하지 않는 순수 반도체 생산업체여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것이 없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경우 현재 예상되는 피해규모를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화웨이 물량을 다른 업체에서 대체하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단기적으로 타격이 예상되나 제한적이란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미국 제재가 시작되는 오는 15일부터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두 업체가 화웨이에 납품하는 OLED에도 반도체가 들어간다. 미국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영국 ARM의 설계도를 따라 만든 것이어서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전체 매출에 중 화웨이의 비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2조5000억원), LG디스플레이가 1%(2350억원) 정도로 두 업체를 합쳐 약 3조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결국 디스플레이 수요가 대체될 뿐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다른 업체로 거래처를 옮기면서 타격을 줄여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 따른 디스플레이업계의 영향은 반도체업계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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