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국 IT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오늘부터 발효됐다.

미국 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일체의 반도체는 미국의 사전 승인 없인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한다. 

화웨이는 올 상반기 5G 장비 분야 1위,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 1위 업체다. 중국의 대표적 기술기업 화웨이의 숨통을 끊어놓고, 나아가 중국 반도차, IT 산업을 짓밟겠다는 게 미국의 의도다. 오늘부턴 어느 기업도 미국 승인 없이는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없다.

대만의 파운드리 TSMC나 팹리스 미디어텍, 중국의 SMIC, 일본의 소니, 미국의 마이크론을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의 한국 기업도 이날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업체들은 일제히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화웨이는 반도체 미국의 제재소식 발표 이후 반도체 비축에 올인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제재 전날까지도 반도체를 전세기까지 띄워 운송했다"고 전했다. 다급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중국 매체는 이렇게 비축한 반도체가 최장 1~2년치라고 전했다.

그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 보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또 다른 매체는 "화웨이가 유럽기업과 합작해 '탈미국' 산업 사슬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1~2년 안에 완성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화웨이에 대해선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틱톡 매각 건을 예로 들며 미국을 비난했다.

중국 정부는 다음달 발표하는 14차 5개년 계획에서 중국 제조 2025 보다 더 진전된 이른바 '반도체 굴기'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재로 한국 기업은 13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화웨이 수요를 다른 업체들이 흡수할 것이고, 화웨이가 5G 장비와 스마트폰에서 우리 기업의 최대 경쟁자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기회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