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①] 화웨이를 중국 업체가 대체할 가능성 희박...중국 IT산업 전체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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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①] 화웨이를 중국 업체가 대체할 가능성 희박...중국 IT산업 전체를 노린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0.09.1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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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재로 '중국의 자존심' 화웨이가 몰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화웨이 뿐만 아니라 중국 IT 산업 전체를 정조준하고 있으며, 반중 기조가 크게 바뀔 일은 없어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내 IT, 전자업체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①] 화웨이를 중국 업체가 대체할 가능성 희박...중국 IT산업 전체를 노린다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②] 국내 업체 영향은...단기적 '손해', 장기적 '호재'
[美 화웨이 제재, 우리의 선택은③]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 상존...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로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생산하는 반도체에 대해 이달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실상 제조사가 미국 기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와 거래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화웨이는 모든 반도체를 수급할 수 없게 됐다. 

화웨이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을 통해 반도체를 생산하려 하자 미국은 업체들이 TSMC와 거래할 수 있는 루트도 차단했다. 그러자 중국 당국은 반도체기업 SMIC(중신궈지·中芯國際) SMIC를 TSMC의 계열사로 만드려 추진했으나 미국이 SMIC도 제재리스트에 올려버린 상황이다. 

오는 9월 15일부터는 미국이 강력히 시행하는 제재때문에 중국이 아무리 애를 써도 사실상 모든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화웨이는 이동통신, 서버, TV, 모바일 등의 생산에 들어가는 필수 반도체를 구할 수 없게 되고, 재고분이 떨어지면 모든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당분간 기존 반도체 재고로 버틸 수 있겠지만 재고가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3월 경 이후 화웨이는 사실상 반도체 부품을 구할 수 없게 되면서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할 것이란 예측까지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따르면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향후 4.3%까지 폭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점유율이 17.3%로 애플에 이어 2위였는데 올해는 15.1% 정도 점유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반도체 재고가 사라지면서 10% 넘게 점유율을 잃을 것이란 예측이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자신을 방어하기에는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미국에 비해 최소 20년 정도는 뒤쳐져 있다. 단적인 예로 중국 화웨이는 미국 원천기술 없이 반도체를 만들지 못한다. 미국이 자신만만했던 중국의 허점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화웨이는 결국 자체기술로 개발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차세대 개발 모델을 중단키로 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경쟁력은 기존 중국 업체의 품질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이 낮아지게 되는 게 시간문제로 보인다.

화웨이는 자국내 스마트폰 시장 절반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화웨이의 빈자리를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다른 중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란 예측은 실현가능성이 낮아보인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시장에 대한 추가제재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에는 화웨이만 공격했지만 그 대상을 중국 소프트웨어, 레이저, 센서, 반도체 장비 등으로 대폭 넓힐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화웨이를 대신해 세계를 주도할 기업은 없다"며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견디지 못할 것이면 다른 중국 기업들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국 IT산업에 대한 제재로 당장 중국 경제에 적신호가 예상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여파이후 빠르게 경제회복하고 있었는데 미국 제재 이후 중국이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제기 중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당장 화웨이가 휘청거리면서 중국 실리콘 밸리라고 불리는 광동성 경제가 1차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5개 미국 반도체 기업 매출의 25~50%가 중국 매출인데 이런 제재로 미국 기업체도 직접적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이렇게 강력한 제재를 하는 것은 중국이 미국을 넘보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와 함께 길게 볼때 손해가 아닌 이익이라 될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 이후에 미국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란 예측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미국 대세가 반 중국으로 가기 때문에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의 산업에 단기적으로 상당한 피해가 예상됨에도 미국이 이렇게 강력한 제재조치를 한다는 것은 아예 중국 IT 산업을 아예 붕괴시키겠다는 생각인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r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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