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금펀드 614억 환매중단···리스크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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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금펀드 614억 환매중단···리스크관리 '비상'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8.0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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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에도 450억원어치 만기..총 환매 연기 규모 1000억원 수준
- 대출받은 해외업체 자금 문제···홍콩 금 거래 관련 DLS상품 환매 10개월 연기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삼성생명이 금펀드 614억 환매중단이 발생되면서 리스크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의 환매 중단 사모펀드 전체규모가 5조원을 상회해 신뢰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사로는 드물게 삼성생명이 판매한 상품까지 환매 중단 사태로 번져 향후의 파장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과 삼성생명은 최근 ‘유니버스 인컴 빌더 펀드 링크드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의 환매를 내년 5월14일로 늦춘다고 고객에게 공지했다. 지난달 16일이 원래 만기였다.

환매 중단이 통보된 펀드 규모는 총 614억원으로, 삼성생명이 534억원을 판매했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이 각각 50억원, 30억원을 팔았다.

해당 사모펀드는 오는 10월에도 450억원어치의 펀드가 만기될 예정이라 환매 연기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당초 사모 방식으로 판매된 이 상품은 홍콩에서 금 실물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을 위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연 4% 수준의 이자 이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무역업체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대출금 상환이 지연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DLS는 홍콩 자산운용사(유니버스 아시아 매니지먼트)의 무역금융펀드(유니버설 인컴 빌더(UIB)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펀드는 금을 판매하는 인도네시아 무역업체(마그나 캐피탈 리소시스)에 대출을 해줬는데, 이 업체가 상환하지 못하게 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져 무역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환매중단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투자자들은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삼성생명 측은 별도 위험고지 등을 통해 안내했고 고객 확인까지 받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으로선 고지의무를 다해 불완전판매가 아닌 만큼 투자자 손실이 생기더라도 보상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최근 펀드 환매중단에 따른 투자자 손실 배상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점에서 삼성생명도 펀드 환매연기에 따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내년 5월까지 분할 상환하겠다고 알려 와서 지난 주 고객들에게 안내했다"며 "발행사에 사실관계 확인 및 추가 자료 요청을 해서 고객자산 보호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발행사로서 문제 해결을 지원하기 위해 홍콩 현지 운용사에 상환 지연 사유를 파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해당 펀드를 운용한 현지 자문사가 애초 계획과 다르게 투자금을 운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환매 중단 사태에 대한 향후 책임 소재는 상품 자체 문제인지 또는 판매 과정상의 문제인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판매와 발행 부문을 나눠 이번 환매 중단 사태를 파악할 계획"이라며 "발행사의 경우 애초부터 해당 펀드가 편입자산 문제를 가지고 있었는지 또 이를 약관에는 어떻게 표시했는지를 점검해야 하고, 판매과정에서는 불완전 판매나 부당권유 등을 살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난달까지 금융권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규모는 총 22개 펀드, 5조6000억원에 이른다

라임자산운용 펀드가 1조66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홍콩계 사모펀드인 젠투파트너스 펀드(1조900억원),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8800억원),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5500억원), 독일 헤리티지DLS신탁(4500억원) 등의 순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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