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증권사 분쟁, 해결은 산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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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증권사 분쟁, 해결은 산넘어 산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8.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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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금융당국 분쟁조정 신청건 작년 상반기 대비 124.8% 급증
팝펀딩 사모펀드 환매 연기로 피해를 겪고 있는 투자자들이 지난달 20일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상품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에게 상품 판매 책임을 묻는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팝펀딩 사모펀드 환매 연기로 피해를 겪고있는 투자자들이 여의도 금융감독원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녹색경제신문)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 각종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지만 실제 배상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금융사고들과 관련한 선보상 여부를 두고 피해 고객들과 회사 간 줄다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자료 따르면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90% 이상 판매해 논란이 되고 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분쟁조정 신청건이 80건으로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의 분쟁조정 신청건은 1분기 32건에서 2분기 48건으로 1.5배 늘었다. 올해 7월 말 기준 금감원에 접수된 옵티머스 관련 분쟁조정 신청은 140건에 달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고객들은 옵티머스운용 펀드를 판매했다가 70% 선보상 결정을 내린 한국투자증권 수준의 보상책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측도 빠른 시일내 유동성 공급을 위한 해법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배임'을 우려한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로 향후 소비자 민원 및 분쟁조정 신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은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과의 면담에서도 뚜렷한 대책이나 보상안을 얻지 못했다며 NH증권을 향해 본격적인 법적절차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매출채권 존재에 대한 진위여부 검증이 전무한 것에 대해 책임을 추궁했으나 NH증권 측이 자본시장법상 판매사로서 운영사의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투자자들은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단체소송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투자자는 "어떻게든 이겨서 우리의 권리를 찾을 것"이라며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소송준비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환매연기로 인해 손해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이 곤란하다”며 자산실사 및 환매 진행경과, 검사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분쟁조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1조3000억원대 채권펀드 환매를 중단한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의 경우도 한국·홍콩 금융당국의 조사가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분쟁조정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판매사들은 젠투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홍콩 금융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조사하고 있다. 판매사들이 젠투 펀드의 레버리지 운용 실태를 파악하고 있었는지, 투자자들에게 이런 정보를 제대로 설명했는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

팝펀딩 펀드 환매 중단의 경우 일부 투자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이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의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판매한 팝펀딩 사모펀드 판매액은 약 500억원으로 현재 자비스 5·6호와 헤이스팅스 펀드 등 355억원가량의 투자금 상환이 중단됐다. 

투자자들은 가입 과정에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 위험성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가입 전 계약서 작성이나 투자 성향 분석 등의 절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팝펀딩 같은 경우 지급안 제시를 했는데 고객들이 수용을 안 하고 검찰 고발을 하면서 조사가 들어간 상황이니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수순이라 이런 저런 설명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당국에 접수된 증권회사에 대한 분쟁조정 신청건(중복신청 제외)은 906건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24.8%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분쟁조정 신청건(862건)을 이미 초과한 상황이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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