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코로나19에 폭염까지…2020년 북반구 ‘최악의 시간’
상태바
[기후변화를 품다]코로나19에 폭염까지…2020년 북반구 ‘최악의 시간’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5.28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기되지 않는 에어컨 가동으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코로나19와 온열 질환자의 고열 구분 등 어려움 많아

“코로나19(COVID-19) 치료를 위해 의사들이 개인 방호복 등을 입고 폭염 시즌에 잘 대처할 수 있을까?”

“환기되지 않는 에어컨 가동 등이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19 환자와 온열 질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고열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여러 관련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올해 북반구는 기존 기록을 넘어서는 폭염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각국의 보건과 기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없이 국민을 폭염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경고하고 나섰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북반구에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것도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여름은 2016년보다 더 더울 것으로 예상하는 데이터가 수두룩하다. 2016년은 이른바 ‘슈퍼 엘니뇨’로 지금까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돼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바다 온도가 비이상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WMO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많은 사람이 보건 건강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폭염이 겹치면 그 고통은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더할 것으로 분석돼 각국의 준비는 철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WMO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폭염시즌에 더 크다는 데 있다.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면 온열 질환 등을 피하고자 개인 집에서 벗어나 에어컨이 있는 공중 시설로 이동하는 것이 상식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이런 지침이 적용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환기를 자주 시키지 않은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한 가운데 감염이 일어나면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폭염 일수는 증가하고 자주 나타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2018년 65세 이상 노년층 중 2억2000만 명이 폭염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986~2005년 평균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2019년 유럽은 6월과 7월 말에 주목할 만한 두 가지 폭염을 경험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6월 28일 최고기온이 섭씨 46도를 기록했다. 이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네덜란드에서는 유럽에 불어닥친 2019년 폭염으로 2964명이 사망했다. 이는 여름철 평균 관련 사망자 보다 400명이 증가한 통계이다.

WHO 관련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6월 초~9월 중순 사이 프랑스에서는 열 관련 질병과 관련해 2만 명 이상이 응급실을 찾았고 전문의들이 온열 질환 치료를 위해 5700군데 가정집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폭염 시즌 동안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우선 야외 활동과 공공장소에서 접촉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온열 질환이 발생한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치사율이 높아진다. 코로나19는 상대적으로 기저 질환자에 있어 치명률이 매우 높다.

정부 차원에서는 불볕더위가 오기 전에 사전 점검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WMO는 강조했다. 폭염 대처에 있어 매우 구체적 계획은 물론 지역별 안내 지침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WMO는 주문했다.

길레모(Joy Shumake-Guillemot) WMO 소속 박사는 “개발도상국 등 취약지역에서 온열 질환 환자를 사전에 줄이는 정책을 강하게 쓰는 것이 현재 (코로나19로) 포화상태에 있는 각국 의료 환경을 도와주는 기초”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와 보건 전문가들은 큰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감염병 차단과 폭염에서 안전하게 시민을 지켜야 하는 어려운 국면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반구에 ‘최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