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 칼럼] 인포데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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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칼럼] 인포데믹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25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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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정보 감염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을 소독한다며 입에 소금물을 뿌리고 있다. 잘못된 정보로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정보 감염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사람들을 소독한다며 입에 소금물을 뿌리고 있다. 잘못된 정보로 수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사진=연합뉴스]

#1 따뜻한 물

Q: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 코로나19에 안 걸린다고 하는데, 맞나요?

A-1: 저도 그런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봤는데,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자주 물 마시면 좋지 않나요? 하루에 따뜻한 물 많이 마셔야겠네요.

A-2: 물을 마시는 게 건강에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2 클로로퀸

Q: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이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미국 대통령이 말했다는데요?

A-1: 맞아요.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클로로퀸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대요.

A-2: 코로나19는 지금 치료제와 백신이 없어요. 다른 질병 치료제로 대응하는 ‘약물 재창출’에 전 세계가 나서고 있는데 클로로퀸도 그중 하나입니다. 단, 아직 임상 시험단계이기 때문에 무조건 복용하는 것은 안 됩니다. 실제 미국에서 한 시민이 수족관 청소에 쓰이는 클로로퀸 인산염(chlorokine phosphate)을 먹은 뒤 사망한 사례도 있습니다.

#3 메탄올

Q: 메탄올로 소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싸~악 죽는다는데요.

A-1: 어? 저도 그런 이야기 들은 것 같아요. 정말 바이러스가 죽나요? 저도 해봐야 할 것 같네요.

A-2: 메탄올은 인화성이 높은 무색 액체로 눈과 호흡기를 자극합니다. 장기간 또는 반복해서 노출되거나 폐쇄된 공간에서 메탄올로 소독하면 중추신경계와 시신경에 손상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입니다. 최근 한 시민이 집안에 메탄올로 소독하다 중독사고가 난 사건도 있었습니다.

위기일 때 잘못된 정보가 많이 유통된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 불안과 정보 갈증은 온갖 소문에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위의 사례처럼 Q에서 시작돼 A-1까지 소문에 소문이 꼬리를 문다. 불특정 다수가 있는 소셜 미디어로 퍼지면서 어느새 소문은 잘 포장돼 마치 전문가 판단인 것처럼 확산된다.

A-2처럼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기 이전에 잘못된 정보가 삽시간에 퍼진다. 인포데믹(Infodemic, 정보 감염증)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신종 감염병인 코로나19와 관련해 인포데믹 현상이 만만치 않다.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 5명 연구자는 지난해 말 관련 연구센터(Center for an Informed Public)를 설립했다. 이 연구센터는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정보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민주화 담론을 더 강화할 것인지 지도 연구 대상이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코로나19 대유행’이란 최대의 위기 앞에서 ‘인포데믹’ 또한 그 확산속도가 빠르다.

‘정보의 파고’ 속에서 파고가 높을 것인지, 낮을 것인지를 판단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어떤 정보는 정확한데 그렇지 않은 거짓 정보도 홍수를 이룬다. 워싱턴대 사회학자 엠마 스피로(Emma Spiro)와 위기 정보학 연구원 케이트 스타버드(Kate Starbird)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된 새로운 보고서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엄청난 양의 정보를 분석하고 있다.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잘못된 정보가 코로나19 대유행 가운데 어떻게 전파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케이트 스타버드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많은 잘못된 정보는 인류가 대재앙에 직면했을 때 부산물인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고 불확실성은 거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정보 갈증에 시달리고 서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면서 ‘거짓과 진실’을 구분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와 전문가 의견이 다를 때 매우 심각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클로로퀸이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Anthony Fauci)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선을 그었다.

케이트 스타버드 연구원은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용과 정부 관료들이 설명하는 내용에 모순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야말로 불신의 총체가 된다”며 “지도자나 정부 관료들 입장이 전문가와 모순될 때 가장 위험하고 긴장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적 지식을 정확히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발달해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소셜 미디어의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정통 미디어로 역순환되는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잘못된 정보를 유통하는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할까. 케이트 스타버드는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들이 잘못된 정보를 제거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소문과 잘못된 정보를 공유했다고 해서 특정 이용자를 처벌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위적 국가일수록 무조건 처벌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할 때 그 정보가 잘못된 정보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더 시급한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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