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얼어붙은 대륙, 가장 큰 얼음섬이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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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얼어붙은 대륙, 가장 큰 얼음섬이 위험하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2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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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빠르게 녹고 있어
그린란드 빙하. NASA의 극지 비행연구프로젝트인 '아이스브리지' 연구 과정에서 2016년 촬영한 것이다. [사진=NASA/Operation IceBridge]
그린란드 빙하. NASA의 극지 비행연구프로젝트인 '아이스브릿지' 연구 과정에서 2016년 촬영한 것이다. [사진=NASA/Operation IceBridge]

얼어붙은 대륙(The frozen continent).

남극을 설명하는 단어이다. 1820년.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 러시아 탐험가 벨링스하우센( Bellingshausen)이 남극 핌불 빙붕(Fimbul Ice Shelf)에 도착했다. 베일에 싸여 있던 남극이 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과학전문 매체 사이언스는 최근 ‘남극 특별보고서’를 실었다. 남극 탐험 200주년을 맞아 남극 변화에 대해 다양한 부분에서 짚었다.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담수를 저장하고 있다. 남극은 ‘거대한 빙상(Ice Sheet)’이라고 부른다. 이 빙상이 모두 녹으면 지구 해수면은 무려 60m 상승한다. 남극 대륙은 지구의 과거 기후를 고스란히 기록하고 있다. 에피카 돔 C(EPICA Dome C)에 있는 얼음 코어는 지난 80만 년의 기후 변화를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빙상, 빙붕, 빙설, 빙산, 빙하라는 말이 남극을 설명해 주고 있다. 빙상은 주변을 덮은 빙하 얼음 덩어리를 말한다. 그 크기가 주변 영토를 5만 제곱킬로미터 이상 덮고 있다. 대륙 빙하라고 부르기도 한다. 빙붕은 대륙과 바다 사이에 떠 있는 약 300~900m 두께의 얼음 덩어리이다. 빙설(Ice Tongue)이란 개념도 있다. 빙하가 바다로 쓸려 내려오면서 혓바닥처럼 바다에 툭 튀어나와 있는 곳이다.

빙산(Iceberg)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얼음산을 일컫는다. 빙붕→빙상→빙설→빙산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빙하(Glacier)는 눈이 계속 쌓여 육지를 덮는 얼음층이다.

최근 남극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지구 가열화(Heating)로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남극의 아이콘인 펭귄 생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2017년 헬리콥터를 이용한 조사를 보면 남극의 킹펭귄(king penguin)은 수십 년 동안 약 90만 마리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18종의 펭귄 중 절반 이상이 개체 수에서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극 펭귄 개체 수 감소는 지구 가열화와 무관하지 않았다.

따뜻한 물이 남극으로 유입되면서 먹이사슬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펭귄의 먹이가 점점 더 먼 곳으로 이동했고 이 때문에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는 게 그동안 연구 결과이다.

남극 대륙은 동과 서로 나뉜다. 동남극은 비교적 안정적이다. 이곳은 더 오래됐고 지형이 높다. 산맥과 고대 빙저호를 갖고 있다. 서남극은 동남극과 비교했을 때 조금 불안정한 상태이다. 동남극보다 얕은 바다로 이뤄져 있다. 인공위성을 통해 분석한 결과 남극 대륙 곳곳에서 질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서남극의 경우 빙하 밑으로 따뜻한 바닷물이 흘러들면서 빠르게 얼음이 녹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분석한 뒤 “따뜻한 물이 계속 남극 얼음을 녹이면서 해수면 상승은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극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쳐 펭귄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얼음섬(The largest ice island in the world).

그란란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가 그린란드 빙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NASA 기후변화 측은 2019년 그린란드에서 총 6000억 톤의 얼음이 녹았다고 집계했다.

이사벨라 벨리코냐(Isabella Velicogna) NASA 책임과학자는 “지난 여름 그린란드는 매우 따뜻했고 곳곳에 있는 얼음이 급속도로 녹았다”며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에 녹은 얼음이 2002~2019년 연간 평균의 두 배 이상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그린란드는 현재 융기(지표면이 치솟는 현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지를 짓누르고 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지표면이 솟아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란란드에서 녹은 얼음으로 생긴 물은 중력의 영향으로 적도 지역으로 이동한다. 남태평양 도서 국가 해수면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면서 투발루 등 고도가 낮은 국가는 수몰 위기에 처해 있다.

실제 NASA의 ‘그레이스(CRACE)’ 인공위성이 이 같은 움직임을 연구하고 있다. NASA는 독일항공우주센터와 함께 물을 포함한 질량 변화로 지구 중력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측정하고 있다. 해수가 흐르고, 얼음이 녹고, 비가 내리는 등 물의 흐름에 따라 중력에 약간의 차이가 발생한다.

지구 가열화로 남극과 그린란드의 급격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지구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남극이 지구 가열화로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펭귄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한다.[사진=사이언스]
남극이 지구 가열화로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 펭귄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한다.[사진=사이언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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