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칼럼] 유통가는 이미 ‘대공황’ 상태... 특단의 조치 없으면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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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칼럼] 유통가는 이미 ‘대공황’ 상태... 특단의 조치 없으면 못 버텨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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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반도체 등 제조업과 달리 백화점 등 유통업의 손해는 만회 안 돼
코로나19 공포로 회복불가 수준으로 떨어져... 유통업 특별 지원 ‘급선무’
양현석 녹색경제신문 유통부장.
양현석 녹색경제신문 유통부장.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역사회 전파 수준까지 올라오며 정부의 대응도 ‘심각’으로 격상됐다. 23일 기준 확진자가 600명이 넘어섰고, 사망자도 대구에서의 첫 사망자를 포함해 6명이 됐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모범적인 방역을 진행했다고 자평했던 정부 당국의 자신감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대구 경북지역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종교단체 신천지 관련 대규모 감염은 초기 잘 대응하던 정부의 방역 정책의 빈틈을 찔렀다. 해당 종교 성격상 신분을 감추고 기존 개신교 교회의 침투하는 경우가 많아 신천지의 대량 감염은 앞으로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심이 흉흉해지는 것도 문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는 종종 혐오와 배제의 형태로 발현된다. 코로나19 초기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그랬고, 지금은 신천지와 대구시민에 대한 배제의 감정이 그렇다. 그러나 이런 혐오와 배제의 감정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차후 많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 분명해 인식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한 확산 제어가 가장 큰 과제이겠지만, 이를 제외하고 경제분야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1~2월 완전히 무너진 유통업계의 회복이다. 특히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 마트 등 유통업의 대표주자들이 코로나19의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고 있다. 또한 유통의 약한 고리인 외식업도 회생불가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경우 문을 닫으면, 하루에 100억원 가량의 매출이 사라진다.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대형 시내 면세점의 하루 매출은 200억원에 달한다. 이런 매출액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기 때문에 허공에 날아간 것이다.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 마트는 워낙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앞으로도 수백명 단위로 늘어난 확진자가 이곳들을 방문하거나 이미 방문했을 확률은 대단히 높다. 그때마다 이들 매장은 2~3일씩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유통가에서는 이미 1분기 실적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연초 새로운 수장(首長)들과 함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자 했던 모습은 사라졌고, 이 끔찍한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답답한 마음만 토로할 뿐이다.

한 유통업 관계자는 “자동차나 반도체와는 달리 유통업은 한 번 사라진 매출은 만회되지 않는다”면서, “개별 기업이나 유통업계 차원에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유통업은 고용 창출 효과가 높은 업종에 속한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1개 매장의 직간접 고용자는 수백~수천명 단위에 이른다. 유통업의 피해를 방치한다면 유통업을 넘어 국가 산업 전체의 피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유통업의 피해를 정확히 조사하고, 특단의 지원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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