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칼럼] 구조조정 몰랐던 롯데... 경험한 적 없는 영역에 발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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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칼럼] 구조조정 몰랐던 롯데... 경험한 적 없는 영역에 발 딛는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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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창사 이래 처음으로 200개 부진 매장 정리 계획 발표
신동빈 회장, 신격호 창업주 그늘 벗어난 ‘뉴 롯데’ 청사진 주목
양현석 녹색경제신문 유통부장.
양현석 녹색경제신문 유통부장.

 

롯데쇼핑이 설립 50년 만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길에 나섰다.

최근 발표된 2019년 실적에서 롯데쇼핑은 전년 대비 매출 -1.1%, 영업이익 -28.3% 하락이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 했다. 4분기만 보면 더욱 심각해 영업이익이 무려 -51.8% 하락했다. 백화점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롯데마트·슈퍼와 롯데하이마트의 부진이 뼈아팠다.

특히 수년 전부터 유통의 대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대응이 늦었고, 비효율적이었다는 지적이 정설로 굳어져 결국 경영의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연말 롯데그룹의 유통BU 개편은 이런 문제 인식에 기반했다. 기존 수평적이고 느슨했던 각 사 대표 체제에서 통합 1인 CEO 체제로 해 백화점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이고 밀접한 구조로의 변경을 단행했다.

그리고 롯데쇼핑이 최악의 연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지난 13일, 롯데쇼핑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상징적인 내용은 700여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한다는 것이다. 향후 3년 동안 추진될 이 매장 정리 계획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경량화하고 영업손실 규모를 축소해 재무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롯데쇼핑은 과거 50년간 매장을 축소한 적이 없었다. 1997년 IMF 위기 때도 오히려 롯데는 특유의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다른 경쟁 매장들을 인수하며 시장지배력을 키웠을 정도로, 유통업계에서 롯데쇼핑의 입지는 압도적이었다.

그런 롯데쇼핑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유통업계에서는 비로소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롯데쇼핑의 구조조정은 과거 중요시했던 ‘시장지배력’이 아니라, 개별 점포의 경쟁력을 강하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태와 관계없이 임차료 대비 EBITDA 를 기준으로 엄격하게 진행한다는 방침도 전해졌다.

강제적인 정리해고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리되는 매장 인력은 다른 점포로 재배치되거나 명예/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며, 2000여 명 수준인 본사인력 중 최대 20%를 영업인력으로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롯데쇼핑의 구조조정 계획은 신격호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발표됐다. 일부에서는 50년 넘게 확장 일로의 경영을 펼쳤던 신격호 창업주 이후, 신동빈 회장의 ‘뉴 롯데’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격호 창업주의 독특하고 카리스마 넘친 경영으로 50년간 성장을 거듭해 온 롯데그룹이 거인의 그늘을 벗어나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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