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화재 원인 ‘배터리’ 가능성 커…업계 파장 만만치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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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원인 ‘배터리’ 가능성 커…업계 파장 만만치 않을 듯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12.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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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회의 앞둔 2차 조사위, ESS 화재와 배터리 관련성 밝힐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이 ‘배터리’라는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총 5건의 ESS 화재를 조사한 2차 조사위 한 관계자는 23일 "5건 모두 화재 원인이 배터리라고 할 수는 없는데 분명한 것은 이중 몇 건은 배터리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2차 조사위 결과가 발표되면 업계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5개월여 조사 끝에 ‘복합 원인’이라는 판단을 내렸던 1차 조사위(민·관 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와 다른 판단을 2차 조사위가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2차 조사위는 ESS 화재와 관련해 마지막 회의를 앞두고 있다.

23일 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8~10월 일어난 5건의 화재 조사를 위해 꾸려진 2차 조사위가 배터리와 ESS 화재 연관성을 입증할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화재 사태와 배터리 연관성을 부인해 온 만큼 2차 조사위 결과가 나오면 파문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지난 6월 11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결과를 공개하고, 'ESS 화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과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지난 6월 11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결과를 공개하고, 'ESS 화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과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1차 조사위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ESS 화재를 시작으로 지난 5월 전북 장수까지 23건의 화재를 조사했다. LG화학 배터리 사용 시설이 12곳, 삼성SDI가 8곳이었다. 지난 8월부터 두 달 동안 일어난 5건은 LG화학 3곳, 삼성SDI 2곳이었다. 사실상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가 2개 업체인 만큼 양사 배터리를 사용한 시설이 많았다.

2차 조사위에 참여한 관계자는 “5건 모두 배터리가 원인이라고 보긴 어렵고, 화재 건마다 그런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며 “화재 건마다 종합적으로 데이터와 실증 분석 결과가 이뤄진 결과가 자료와 함께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조사위 결과 발표는 이르면 다음 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24일 2차 조사위 마지막 회의가 열린다. 

해당 관계자는 “기업들과 이미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견이 있는 부분도 있는데, 결과를 뒤바꿀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과 삼성SDI 측은 현재 소명 절차를 진행 중이다. 1차 조사위 발표 뒤에 일어난 5건의 화재 원인 결과 발표에서 ‘배터리’와 화재 연관성이 입증되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 있게 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우리 측 배터리에 문제가 없다는 소명을 다 했다”며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조사위 결과 발표에 따라 거기에 맞는 입장과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2차 조사위가 ‘배터리’를 ESS 화재 원인으로 특정하게 되면 1차 조사위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되면 1차 조사위 결과는 부실 조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2차 조사위가 1차 조사위 때보다 화재 조사 범위가 적은 데다 기간이 더 짧았다는 점도 1차 조사위의 ‘부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를 뒤집어 말하면 이번 2차 조사위 결과를 그대로 신뢰할 수 있겠냐는 의심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이차전지 전문가인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SS 화재는 원인이 무엇이든 발화 시작점이 배터리다. 여기서 출발해 배터리가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며 “배터리는 화재 원인이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인데, 2차 사고조사위가 1차 때보다는 진전된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이번에 2차 조사위의 표본은 28건 가운데 5건이라 삼성SDI와 LG화학 측이 반박하면 제대로 대응하기 힘들 수도 있는 만큼 지난 23건의 화재도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과를 발표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 측 소명 자료도 함께 공개해야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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