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이재용-신동빈, 현 정권서 구속 '총수'...일본 규제 사태 '해결사'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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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이재용-신동빈, 현 정권서 구속 '총수'...일본 규제 사태 '해결사' 주목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7.18 0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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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농단 사태 연루돼 구속 수감 이후 2심 법원서 풀려나
- 일본 수출규제 사태에 가장 앞장 서 문제 해결 '리더십' 국내외 재조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조치 이후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 서고 있는 가운데 현 정권에서 구속된 바 있는 공통점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문재인 정권에서 구속된 2명의 총수인데 경제 문제 해결사로서 '고군분투' 동분서주하고 있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는 것.   

18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긴급 일본 출장에 나서 일본 내 주요 인사를 만나 해결책 모색에 나서는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부회장은 5박 6일 일본 현지 활동에 이어 귀국 직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잇따라 열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을 긴급 소집한 데 이어 이번 주중 모바일(IM)·가전(CE) 부문에 대한 전략 회의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를 '뉴롯데 완성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경영에 나선 신 회장은 지난달 말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참석차 일본에 다녀온 지 약 일주일 만인 지난 5일 다시 일본 출장을 떠났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현지 금융권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을 만나고 지난 15일 귀국해 16일부터 다시 닷새간 열리는 사장단 회의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에 돌입했다. 

이재용-신동빈, 일본 방문 귀국 후 사장단 회의 '비상 경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연합뉴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은 현 정권에서 주요 그룹 총수 중 구속된 딱 2명에 해당한다"며 "그런데 2명의 총수가 한일 외교문제로 발생한 무역보복 조치의 피해 당사자이면서도 한일문제 해결에 가장 앞장 서는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받았다. 두 사람은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부회장은 작년 2월, 2심 법원 재판에서 대통령의 청탁에 굴복한 ‘피해자’로 보고 ‘징역 1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구속에서 풀려났다. 하지만 최종심이 남아 있다. 

신 회장도 1심에서 구속됐다가 작년 10월 항소심에서 석방된 바 있다. 

삼성과 롯데는 총수 공백 상태에서 비상경영체제를 이어온 공통점도 있다. 이제는 일본 수출 규제 사태에 직면해 위기 극복에 함께 나서는 형국이다. 

재계 관게자는 "이 부회장은 국내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총수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신 회장은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대표적 유통 대기업 롯데를 이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외부 악재를 놓고 해법 마련을 위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의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재용, 재계 1위 총수 '리더십'...신동빈, 양국 대표기업 '롯데 상징성'

이 부회장은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시장의 불확실성 고조, 한일 외교 갈등에 따른 수출 규제 조치, 장시간 이어지는 검찰 수사 등 삼성 경영을 흔드는 국내외 악재에 맞서 총력을 다하는 리더로서 각인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비상경영 강행군은 계속 되고 있다. 올해에는 미래 먹거리 발굴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 국내외 상관없이 전면에 나서며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회의 당시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장기적 대책 마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이 수출 규제를 확대하면 스마트폰·TV 등의 생산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며 상황별 대응책 마련을 강조했다. 

향후 IM(모바일)·CE(가전) 부문 전략 회의에서 이 부회장은 각 사업부문장이 마련한 스마트폰·TV 관련 비상 계획을 청취하며 철저한 대비를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출장과 사장단 회의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문제와 사장단 회의는 별개라는 것. 

이재용, 수출규제 대응책 모색...신동빈, 불매운동 등 대책 '고심'

재계는 신 회장이 출장 성과와 일본 내 동향을 사장단 회의를 통해 계열사 대표들과 공유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향후 일본 정재계에 영향력을 가진 신 회장이 양국 간 긴장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과 신격호 명예회장

신 회장 앞에 놓인 경영 악재는 한일 갈등에 따른 '불매 운동'이다. 롯데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와 직접 연관은 없다. 그렇지만 유니클로·롯데아사히주류 등 일본 기업과의 합작사가 많아 최근 한일 갈등 상황에 민감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시 승지원 모임에 신 회장을 초청하는 등 각별한 관계다. 이른 바 5대 그룹 총수 모임이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비즈니스 공동 협력체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있었다. 이번 한일 갈등 문제는 두 총수가 글로벌 공동 대응의 의미도 크다는 얘기다. 

장마와 태풍까지 한반도를 위협하는 여름에 이 부회장과 신 회장은 휴가는 커녕 당장 위기 극복에 매진해야 할 처지다. 앞으로 두 리더가 어떻게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갈 것인지, '위기 속 리더십'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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