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이재용 부회장 “일본 수출 규제, 위기대응 계획 필요”...주말 사장단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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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전쟁] 이재용 부회장 “일본 수출 규제, 위기대응 계획 필요”...주말 사장단 회의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1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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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의 수급 현황 분석
일본 수출 규제가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응 방안 검토
이재용 부회장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주재해 “위기대응 계획을 마련해라”고 주문했다.

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2일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날 디바이스솔루션(DS) 및 디스플레이 부문 최고경영진을 소집해 회의를 열고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소재 수출 규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긴급 사장단 회의를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의 수급 현황과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 향후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면서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는 취지를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들에게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우발적인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경영기법) 마련을 지시하면서 일본이 수입 통제를 확대할 경우 반도체 부품은 물론 휴대전화와 TV 등 모든 제품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도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일본이 제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부품은 물론이고 스마폰ㆍTV 등 완제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긴급 사장단 회의는) 일본의 수출 규제 확대 등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핵심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중국, 대만, 러시아 등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국내 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 정부가 우리나라 정부에 제한한 ‘불화수소 수출’ 상황과 가능성에 대해도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다.

◇업계 일각 "이재용 부회장 일본 출장으로 반도체 핵심 소재 '긴급 확보' 성과"...삼성전자 "사실과 달라, 상황 면밀히 주시 중"

재계 일각에선 이번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를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으로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를 확보한 성과를 공유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 등 최근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 소재들을 이번 이재용 부회장의 출장으로 일부 확보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번에 추가로 확보한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경로를 통한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재고량과 함께 당장 심각한 생산 차질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발 빠른 대응으로 삼성전자가 3개 핵심 소재에 대해 숨통이 다소나마 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장 필요한 핵심 소재를 확보해 '급한 불'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출장 기간 확보한 물량이 현지 소재 생산업체들로부터의 직접 수입 형태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수출 통관 규제를 직접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일본 소재 생산업체의 해외공장 물량을 우회 수입하는 데 합의를 봤거나 다른 조달처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도쿄(東京)에 머물면서 현지 업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나 해당 소재의 우회 조달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3개 소재의 물량을 일부 확보하는 데 성과를 냄에 따라 정부 관계부처 등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했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면서 “더욱이 최근 한일 양국간 갈등 양상으로 미뤄 일본의 수입 통제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이 부회장은 긴급 사장단 회의에서 이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현재 나오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성과’에 대한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시장에선 일본 기업의 해외 공장을 통한 우회 수입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현지 공장의 생산량 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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