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실적 부진...반도체 시장 불황에 타격 '최악의 시기'
상태바
삼성전자, 2분기 실적 부진...반도체 시장 불황에 타격 '최악의 시기'
  • 정두용 기자
  • 승인 2019.07.07 18: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 기록
반도체 사업 영업익, 전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하락 추정
"메모리 판가의 지속적 하락 탓에 실적 계속 하향세"

삼성전자가 2분기 연속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부진한 실적이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이 연결기준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이날 주가는 소폭 하락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76% 내린 4만5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257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3억원, 13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6.89%, 영업이익은 4.3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는 매출은 4.24%, 영업이익은 무려 56.29%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증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3분기(17조5천700억원)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10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었다.

실적을 좌우하는 반도체 사업은 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하락하는 최악의 시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은 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은 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 내부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날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3조원대 초반에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전분기(4조1200억원)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강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다른 사업 부문도 획기적인 회복의 전기를 찾지 못한 데 따른 부진이다. 지난해와 같은 10조원 이상의 분기 흑자는 당분간 나오지 않을 것이란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다만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발생한 '일회성 수익' 덕분에 직전 분기보다는 나은 실적을 보였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과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개선 등의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실적이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에서 "당기 실적에는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수익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은 '일회성 수익' 덕분에 전분기 적자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에서는 미국 애플이 아이폰 판매 부진 탓에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수요가 줄어든 데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삼성에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추측이 나왔다.

IT·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폴드 출시 연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전분기보다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실적이 다소 개선됐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S10의 판매가 둔화하고 중저가폰 비중이 올라가면서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10의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감소하고, 멀티 카메라, 광학식 지문인식 등을 채택한 중저가폰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인 변수와 함께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등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는 점은 삼성전자에 큰 부담"이라면서 "그러나 실적 측면만 보면 2분기가 바닥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화 약세와 디스플레이 부문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개선된 점이 영업이익이 예상을 상회한 요인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업계 전반적으로 2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9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디스플레이 관련 일회성 이익을 제거하면 영업이익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10%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아쉬운 실적 속에 소비자가전(CE)의 선방과 IT·모바일(IM)의 실적 급감이 눈에 띈다"며 "반도체 사업부는 메모리 판가의 지속적 하락 탓에 실적이 계속 하향세를 기록 중"이라고 덧붙였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일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추정치에 소폭 미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S10 판매량이 생각보다 빨리 꺾이기 시작하면서 다른 중가 제품 판매량이 늘었는데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