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 이후 정부 비판 큰 이유..."차량공유 육성하지도, 택시 보호하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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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 이후 정부 비판 큰 이유..."차량공유 육성하지도, 택시 보호하지도 못해"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9.04.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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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택시업계 사회적 대타협 이후 40여일 흘렀지만, 여전히 달라진 건 없어
국내 대기업들 해외 차량공유업체에 적극 투자... "정부는 경각심 갖는지 의문"

지난 3월7일,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카풀-택시업계의 사회적 대타협 이후 40여일이 흘렀지만 시민들과 업계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대타협 이후 사실상 개선된 건 없기 때문.

18일 업계 관계자 A씨는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현재 정부는 차량공유 서비스를 육성할 의지도, 택시업계를 보호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며 "그저 카풀과 택시업계가 조용해지기만을 바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공유 서비스 육성을 위해 전면적인 규제 혁파가 어렵다면, 차량공유 서비스와 택시업계를 모두 살릴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그런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B씨는 "정부가 현대자동차와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 등이 다른 나라 차량공유업체에 투자하는 규모를 보고도 여전히 느끼는 게 없다면 문제가 크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국내 차량공유업체들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인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인도의 차량공유업체 '올라'와 동남아 차량공유업체 '그랩'에 각각 3억 달러(약 3400억원), 2억7500만 달러(약 3130억원)를 투자한 상태다. 

인도 현지 차량공유업체인 올라는 인도 차량공유 시장서 글로벌 1위 업체인 우버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랩은 아예 우버의 동남아 사업부문을 인수했을 만큼,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을 장악한 그랩. 우버 또한 그랩에 밀려 그랩에 인수합병됐다. 현대자동차, 미래에셋-네이버 등 국내 대기업들도 그랩에 대규모 투자를 한 상태다. 이 투자 중 일부라도 국내 차량공유업체에 돌아갔으면 어땠을까?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런 투자 규모를 보고도 경각심을 갖지 못한다면 문제가 크다고 말한다.

미래에셋과 네이버가 50%씩 공동 출자해 만든 1조원 규모의 펀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펀드'도 올라와 그랩에 각각 1700만 달러(약 200억원)와 1억5000만 달러(약 170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우버는 서울(수도권 포함)을 세계 TOP 5 규모의 차량공유 시장으로 보고 있다"면서 "카드를 즐겨 쓰고, 모두 LTE를 쓰고, 5G도 부분적으로 개통됐고, 차량공유 서비스가 실시되자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1000만명이 사는 곳은 세계에서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우버를 비롯한 글로벌 차량공유업체들은 한국이 규제만 풀리면 다른 나라 못지 않게 초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열렸을 때, 국내 차량공유업체들이 글로벌 차량공유업체들을 당해내지 못하면 규제를 푼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D씨는 "현재 기준으로 말하면 국내 업체는 우버, 그랩 등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진화하고 고도화되는데, 국내 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디디추싱이 급성장한 이유도 몇 억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진화를 이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디디추싱의 현재 회원수는 5억명에 육박하며 기업가치는 800억 달러(약 91조400억원)를 넘어선다. 2016년 8월엔 우버 차이나를 인수합병하기도 했다. 

2016년엔 애플이, 2017년엔 소프트뱅크이 각각 1조1380억원, 4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도 단독으로 2800억원을 디디추싱에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D씨는 "우버 등을 이긴 현지 업체들의 장점은 '현지화'에 있다"면서 "우리 정부도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을 금지'하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81조를 바꾸기 어렵다면, 관련 규제라도 풀어 국내 업체들이 국내 사정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해 글로벌 업체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사진)는 3월 20일 사납금과 승차거부가 없는 택시 '웨이고 블루 with 카카오T'를 출시했다. 하지만 콜비가 3000원인 점이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다. 승차거부가 없는 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돈을 받는 게 적절하냐는 것. 이 서비스가 택시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현재 차량공유 서비스도, 택시업계도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0일 사납금 제도와 승차거부가 없는 택시 서비스 '웨이고 블루 with 카카오T'를 출시했다. 단, 최저가 3000원의 콜비를 부담해야 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출시 발표회에서 "새로운 브랜드 택시의 모범으로 나가도록 기원한다"며 "국토부 또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다양한 교통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규제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웨이고 블루'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토부의 기조가 완화된 것이 아니라 결국은 택시 챙기기"라며 "웨이고블루는 신사업의 탈을 쓴 택시일 뿐"이라고 말했다.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다. 시민들은 승차거부가 없는 건 택시 서비스에서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콜비를 받는 게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도웅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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