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황제주, 액면분할 가나?...롯데칠성, LG생건, 태광산업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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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황제주, 액면분할 가나?...롯데칠성, LG생건, 태광산업 '만지작'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8.07.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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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의 저주...액면분할을 마친 ‘황제주’줄줄이 약세

유통가 황제주들의 액면분할 이슈가 급부상하며 해당기업들도 시기를 놓고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유통가의 대표적인 황제주는 롯데칠성과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의 지난 27일 종가는 143만6000원으로,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터라 액면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칠성은 거래량이 최근 일평균 1000주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주가가 높고 유통주식 수가 적어 언제든 액면분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칠성 관계자는 "현재 액면분할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2016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액면가 5000원의 롯데제과를 액면가 500원으로 분할한 바 있다. 액면분할 전 롯데제과의 주가는 250만원을 넘봤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터라 롯데칠성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태광산업도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태광산업은 27일 종가가 146만6000원으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가격이 가장 높다.

최근 황제주들의 액면분할이 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그 발단은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 26일 공시를 통해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해 액면분할을 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연이은 실적 악화에 네이버는 ‘히든카드’인 액면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는 지난 26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 의결이 이뤄지면 10월 8~11일 3거래일간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같은달 12일 신주권이 상장된다. 분할 이후에는 주가가 현재 75만원 수준에서 15만원정도로 낮아지고 발행 주식 총수가 기존 3296만2679주에서 1억6481만3395주로 늘어날 예정이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주가를 낮춰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대시켜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며 “신규 투자자의 접근성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액면분할 이유를 설명했다.

액면가가 5000원이면서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들은 그동안 액면분할이 있을 때마다 항상 아모레퍼시픽이나 삼성전자의 후속 타자로 거론돼 왔다.

삼성전자도 올 초까지만 해도 액면분할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계속 부정해오다 갑자기 전략을 선회했다는 점을 볼때 해당기업들의 액면분할 가능성은 언제라도 실현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주식 가격이 높은 기업들이 액면분할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유동성 확대에 있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물량이 많지 않으면 거래량이 적어 주가 움직임이 더뎌진다. 액면분할로 주식 수가 많아지면 이같은 정체가 해소된다. 특히 고가의 주식을 매수하기 어려웠던 개인 투자자 등 소액 주주의 투자 접근성이 높아져 거래량이 늘어나게 된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2015년 초 소액 주주의 접근성을 높여 주식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가가 높거나 거래량이 적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액면분할을 유도했다.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들의 액면분할도 이때부터 활발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도 부진한 실적에서 액면분할이란 승부수를 띄워 새로운 반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액면분할이 항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건 아니다"면서 "실적이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액면분할이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액면분할의 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해당기업들이 그닥 재미(?)를 보지못했기 때문이다. 액면분할을 시행했던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롯데지주 등 소위 ‘잘 나가는 주식’들이 웃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증권업계에서는 '액면분할의 저주'라고까지 얘기할 정도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인한 실적 부진, 업황 둔화, 공매도 급증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액면분할을 마친 ‘황제주’들의 주가 흐름이 내리막을 걷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액면분할은 유통 주식 수를 늘릴 뿐 기업 가치나 주식 가치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이미 보여줬다"며 "주가는 결국 기업의 펀더멘털과 실적에 따라 움직인다는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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