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30% '오비맥주', 승승장구 비밀은 외국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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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30% '오비맥주', 승승장구 비밀은 외국계기업?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8.05.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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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4.6%, 롯데주류 3.3% 불과…고배당 정책, 외산맥주 수입 등 업계 '볼멘 소리'

30%라는 엄청난 영업이익률로 주류시장에서 나홀로 고공행진중인 오비맥주에 대해 외국계기업으로서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오비맥주의 지난해 매출은 1조 6635억원, 영업이익은 494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9.7%로 30%에 육박한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에 비해 31.3%(780억원) 늘어난 3272억원에 달했다.

아무리 한국 맥주시장에서 독점에 가까운 과점효과 때문이라고 하지만 30%대의 영업이익률은 유통업계에서는 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 제로섬게임으로 인한 경쟁심화등의 힘겨운 여건속에서 대부분 식음료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5%내외인 점을 감안할때, 30%라는 엄청난 영업이익률은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운 수치다.

주류업체 빅3 중 오비맥주를 뺀 나머지 2곳의 영업이익률은 5%이하.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조 8899억원, 영업이익은 87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6%수준이다. 또 롯데주류사업이 포함된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실적도 매출액 2조 2792억원, 영업이익 7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3% 수준에 불과하다. 오히려 롯데주류 사업의 경우 ‘피츠’의 마케팅 비용과 7000억원을 들인 맥주 제2공장 증설 등으로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28억원을 기록했다.

고동우 오비맥주 사장과 카스 모델들이 ‘카스 후레쉬 월드컵 스페셜 패키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 오비맥주만이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낸 비밀은 뭘까.

주류업계 관계자는 "게임회사나 IT벤처 기업에서나 가능한 30% 영업이익률이 제조업같은 장치산업에서 나온다는게 말이 안된다"면서 "독점에 가까운 시장과점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 시장은 연간 4조60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오비맥주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60% 후반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가 30% 전후, 수입맥주가 10% 전후, 롯데주류가 5% 전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 특성상 공장에서 제품생산비용은 어느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고정적인데 반해, 독과점의 오비맥주처럼 판매량이 엄청 많을 경우 그 매출액이 고스란히 수익으로 잡힌다는 점이다. 게다가 5000억에 가까운 막대한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R&D 및 생산설비 투자에 거의 비용을 쓰지않는다는 점도 업계로부터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경우 몇년간 국내에 설비투자를 하지도 않았고, 연구개발비용 투자도 없었다"며 "시장과점을 이용해 수익지향적 비즈니스, 극단적인 영리창출형 운영구조로 사업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기업이라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벌어들인 금액을 더 좋은 제품개발에 사용하거나, 신규 공장증설등에 재투자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외국계기업이라 그 수익금을 본사에 배당금으로 보내는 것도 국부유출이란 비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당기순익보다 177억원 많은 3450억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에 배당금이 모두 돌아갔다. AB인베브는 1998년 두산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한 뒤 2009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18억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이후 6년만에 다시 58억달러(6조1680억원)에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70%가량을 배당금 명목으로 보낸 행태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 정서상 ‘한국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결국 외국으로 나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오비맥주는 2005년 448억원 배당을 시작으로 2015년 3700억원, 최근 3450억원을 포함해 무려 1조 8000억 원을 배당했다. 업계에서는 당기순이익 중 현금지급된 배당금 총액을 말하는 배당성향이 30%대를 넘으면 고배당이라고 말한다. 2015년과 2017년 배당성향은 각각 145%, 105%에 달한다. 2013년엔 그 해 당기순이익 3010억원보다 많은 4885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무려 157%에 달했다.

고배당 논란 외에도 이미 국내 맥주 시장을 장악한 오비맥주가 해외 맥주 수입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비난을 받고 있다. 오비맥주는 총 19종의 해외 생산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비중 역시 지난 4년간 328%로 늘었다.

심지어 최근엔 미국공장에서 생산한 ‘카스 740ml’제품을 러시아 월드컵 한정판으로 한국으로 역수입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올해부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맥주에 대해 관세 0%라는 점, 수입맥주엔 주세법에 따라 낮은 세율의 세금이 부과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하더라도 묵시적 불문율처럼 우리나라 술은 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는 국민정서 때문에 조심한 면이 있었다"며 "오비맥주의 이번 사건은 글로벌기업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세율등의 잇속은 챙기면서 국내 주류 유통질서까지 해친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오비맥주發 '카스'역수입 사건은 단순히 주세법을 활용한 ‘꼼수'를 넘어 국내 맥주 제조업 자체가 해외로 생산시설을 이전할 ‘명분’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740패키지는 한국에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 본사의 생산라인을 활용한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면 한국에 740라인 설치 계획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국 오비맥주의 엄청난 영업이익률의 이면에는 외국계 기업이 가지는 과도한 지위와 혜택때문이라는 지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이라는 이유로 시설투자, 판매량, 매출등 정보는 전혀 공개 안하고, 1년에 1번 감사보고서 제출이 고작”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수시로, 분기마다 공시하면서 세부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비해 너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계 기업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지위와 혜택을 등에 업고, 정부 눈치도 안보고 영리활동만 추진하다보니 국내기업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의 높은 영업이익률의 이면에는 외국계기업으로서 누릴 지위와 혜택을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이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멀리하고 외국계 기업 속성상 돈되는 비즈니스에만 올인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에대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자회사 없이 투명한 업체선정,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 비용 효율화, 시장점유율 확대 통한 규모의 경제를 구현했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종화 기자  macgufin@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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