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인수 나선 우리금융, ‘KB증권’ 모범사례 따라갈까…“폭발적 시너지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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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인수 나선 우리금융, ‘KB증권’ 모범사례 따라갈까…“폭발적 시너지 낸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1.31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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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비은행 수익비중 10%...KB는 35%
2016년 인수·합병 KB증권 모범사례로 주목
우리금융.
[출처=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를 천명한 가운데 합병 모범사례로 꼽히는 KB증권의 행보를 따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16년 KB금융그룹 품에 안긴 KB증권(구 현대증권)은 그룹 영업 네트워크 제휴, 재무지원 등에 힘입어 전 사업 부문에서 양질의 성장을 거뒀다.

우리금융은 최근 논란이 된 차기 회장 선출과 별개로 증권사 인수를 예정대로 추진할 전망이다. 비은행 사업부문 강화가 필요한 탓이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 자회사가 없다.

지난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비은행부문 순이익 비중은 전체 중 10.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KB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수익은 전체 중 36.6%를 차지한다. 우리금융의 약 3배다.

동기간 증권 자회사 KB증권이 전체 비은행부문 수익에서 기여하는 비중은 20.5%(3037억원)다.

이달 우리금융은 1세대 벤처캐피탈사(VC)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협약을 체결했다. 증권사 인수 시 사업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총 인수자금은 약 2100억원으로 1분기 내 거래 완료를 계획하고 있다.

VC 인수합병 소식에 증권사 인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인수 후보군으로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로 자리한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거론되나 아직 최종 리스트를 갈무리 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모두 증권사를 인수합병한 전력이 있다. 이렇게 합병한 증권사는 모두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안에 포진돼있다. 이 중 눈에 띄는 성공사례는 KB증권이다.

KB금융그룹은 2016년 현대증권을 인수하고 이듬해 통합법인 KB증권을 출범했다. 이후 회사는 그룹사의 든든한 지원 아래 빠른 성장을 거뒀다.

그룹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산관리 사업 전략이 빛을 봤다. 출범 후 KB증권은 은행 증권사 복합점포를 확대하고 관련 영업 네트워크를 키웠다. 이러한 노력에 합병 전 2016년 2.4%에 그치던 자산관리(WM) 부문 시장점유율은 2021년 4.8%로 두 배 증가한다.

3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국내외 지점(출장소 포함) 수는 총 740개다. 4대 금융지주 중 KB, 신한금융 다음으로 3번째로 많은 수이나 신한은행과의 격차는 단 한 곳에 그친다.

최근 비대면 금융확대에 점포를 찾는 고객 수가 줄고 있으나 여전히 증권 자회사의 존재감은 크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국내 주식투자자 수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통합 디지털 플랫폼이 MAU(월간활성이용자수) 확보 등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필수기반이다.

[출처=KB증권]
[출처=KB증권]

KB증권은 IB(기업금융) 부문에서도 높은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합병 전 점유율은 4.1%에서 2021년 6.5%로 약 50% 증가했다. 작년에는 전체 IB 사업부문(DCM·ECM·M&A·인수금융)에서 업계 1위를 석권하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초기 그룹사의 지원 역할이 컸다. KB증권은 출범 전 1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4조원대 '초대형 IB' 조건을 갖추고 시장에 나왔다. 넉넉한 실탄을 바탕으로 위험투자를 늘렸으며 이 가운데 그룹사 대외 신인도를 활용한 자금조달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만약 우리금융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이 큰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할 시 자금수혈 등을 통한 체질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룹사 대외 신인도(‘AAA/안정적’)를 통한 자금조달 경쟁력 부문에서도 동종 규모 증권사 대비 차별화를 둘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연말 DGB금융지주의 증권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100%를 넘는 등 리스크 부담이 컸으나 지주사 보증으로 시행한 회사채 발행에 모집금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이 몰린 적 있다.

VC 인수를 끝맺은 만큼 다음으로 증권사 인수가 유력하다. 지난해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증권사와 벤처캐피탈 인수를 우선순위에 놓은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증권사의 경우 그룹 내 시너지가 가장 크고 벤처캐피탈을 인수하면 핵심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우선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두 해 동안 최대실적을 달성한 만큼 출자여력은 충분하지만 아직까지 매물을 모색하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증권사 등 M&A 추진을 위해 적정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하며 출자 여력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시장금리 인상으로 유가증권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 매물이 빠르게 나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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