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이 갈랐다…수용건수 200배 차이
상태바
5대 은행 금리인하요구권, 비대면이 갈랐다…수용건수 200배 차이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9.21 17: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연합회,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실적 공시
5대 은행 중 신한은행만 가계·기업 비대면 가능
기업대출 수용건수 KB국민 대비 200배 높아
비대면 수준 높을수록 수용률 낮아…”공시개정”

비대면 신청이 발달한 은행일수록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 중 가계·기업 비대면 신청이 모두 가능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가장 높은 수용건수 및 이자감면액을 기록했다. 기업대출 수용건수 기준 KB국민은행과 약 200배 차이가 난다.

다만 신한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비대면으로 중복 접수된 건이 모두 신청건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이르면 다음 하반기부터 공시방식을 개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용률에는 허수가 많다. 1주일에 한 번씩 재신청이 가능하고 모두 중복해서 통계에 잡힌다”며 “오해 여지가 큰 만큼 수용건수와 이자감면액을 중심으로 공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실적 공시…비대면이 갈랐다


올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총 수용건수 및 기업대출 수용건수.
올 상반기 기준 5대 시중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총 수용건수 및 기업대출 수용건수.

지난달 은행연합회는 상반기 은행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을 공시했다. 5대 시중은행 기준 수용건수가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은행(4만70건), KB국민은행(1만2760건), 우리은행(8674건), NH농협은행 (5079건), 하나은행(4014건) 순이다.  

이자감면액 기준으론 신한은행이 4701억원으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하나은행 1926억원, 우리은행 1154억원, KB국민은행 987억원, NH농협은행이 765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 차이를 가른 변수는 비대면 신청 여부다. 가장 높은 수용건수 및 이자감면액을 기록한 신한은행은 가계·기업대출 두 부문에서 모두 비대면 신청을 받았다. 반면 KB국민, 하나, 우리은행은 가계대출만 가능했고 NH농협은 두 부문 모두 비대면신청이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기업대출 부문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금리인하 수용건수는 총 7852건이다. 반면 우리, 하나, NH농협, KB국민은행은 각각 304, 153, 99, 42건을 수용했다. KB국민은행 수용건수는 신한은행과 비교해 약 200배 차이가 난다.

다만 신한은행도 법인 대상 비대면신청은 받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법인 대상 금리인하요구권은 큰 의미가 없다. 이미 금리가 무척 낮고, 법인들은 늘 금리를 염두에 두며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신청만이 가능한 인터넷은행 3곳도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금리인하 수용건수는 카카오뱅크 8만7006건, 케이뱅크 2만7661건, 토스뱅크 1만1617건 순이다. 신한을 제외한 5대 시중은행 실적을 모두 뛰어넘는다. 이자감면 금액도 마찬가지다. 높은 순으로 케이뱅크 5356억원, 카카오뱅크 2913억원, 토스뱅크 2122억원으로 합산 기준 5대 시중은행을 앞지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비대면 신청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비대면 가능여부가 비교공시에 별도로 명시된만큼 다른 은행들도 곧 비대면 프로세스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수용률’ 공시지표 논란…”오해 소지 큰 만큼 제외해야 해”


[출처=금융감독원]

지난달 금리인하요구권 실적 발표 후 공시지표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신한은행은 수용건수 및 이자감면액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거뒀지만 수용률에선 꼴찌를 기록했다. 비대면 신청 시 금리인하요구권을 1회 이상 중복 신청할 수 있는 구조 때문이다.

이른바 비대면의 역설이다. 비대면 신청이 발달한 은행일수록 중복신청이 늘어나며 수용률이 낮았다. 신한은행의 수용률은 30.4%다. 반면 가계, 기업대출 비대면신청이 모두 불가능한 농협은 59.5%다. 마찬가지로 5대 시중은행보다 더 많은 이자감면을 시행한 인터넷은행 3사 수용률은 케이뱅크 24.6%, 카카오뱅크 19%, 토스뱅크 17.9% 순이다.

이러한 문제에 금융당국도 공시방안을 손보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관련 질의에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관련해 금융권과 은행권과 상의 중”이라며 "다음 공시 혹은 그전에라도 개선방안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를 모두 대면으로 처리하면 허수를 만들기 어렵다. 애써 비대면 창구를 열었더니 수용률이 낮아진다는 비판을 받는다”며 “다행히 연합회에서 허수가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지만 오해여지가 큰 만큼 이자감면액을 수용건수로 나눈 새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