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낸드플래시, M&A 없이는 1위 수성 위기...삼성의 대응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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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낸드플래시, M&A 없이는 1위 수성 위기...삼성의 대응책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9.1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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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인텔 인수 마무리단계, 키옥시아-WDC 인수 가능성도 대두
-낸드 1위 삼성, 키옥시아-WDC 인수 실현되면 선두 자리 위협...SK도 인텔 업고 2위 등극
-240조 투자 계획 발표한 삼성, M&A 포함 기술 경쟁력 위한 대규모 투자 추진할 듯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시장 내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 관련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 구도 자체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도 결국 1위 자리 수성을 위해서는 핵심 낸드플래시 업체와의 M&A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삼성은 현재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 내 업체 간 잇따른 M&A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차세대 제품 솔루션 개발 등 자체 기술력 수준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SK하이닉스와 인텔, 웨스턴디지털(WDC)과 키옥시아 등 낸드플래시에서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M&A을 추진하는 부분이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단순하게 공장을 많이 확보하는 M&A가 어떤 의미가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라며, “시장 내 입지를 탄탄히 하는 데에서는 결국, 기술력 차이가 관건이며 기술력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지에 따라올 수 있느냐, 양산과정에서 영업이익을 어느 정도 확보하느냐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며 삼성은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이 지금까지는 업계 선도적 위치에 있긴 하지만, 현재 경쟁 기업들의 기술력이 어떤 수준까지 올라왔는지는 파악할 수 없으며 삼성 역시 이를 염두에 두고 실적 발표 때마다 기술 경쟁력을 포인트로 맞춰 낸드플래시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해온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 복귀 이후 첫 행보로 향후 3년간 240조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스템반도체 부문에서는 기존 투자 계획을 조기 집행하며 대형 M&A 추진을 예고한 반면, 낸드플래시 사업을 포함한 메모리 부문에서는 단기 시장 변화보다는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R&D/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발표가 M&A 투자 계획을 반드시 시스템반도체 관련해서만 한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며, “메모리 부문에서도 M&A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며, 혹은 자체 기술 개발에 전념할지 아직은 전혀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인텔’ 이어 ‘WDC-키옥시아’까지 M&A 움직임 활발...변수는 미중 갈등

삼성전자의 차세대 V낸드, V7 SSD.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차세대 V낸드, V7 SSD. [사진=삼성전자]

현재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 건과 더불어 미국 WDC의 키옥시아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실상 인텔 인수가 임박한 SK하이닉스는 이미 반독점 심사를 맡은 8개 국가 중 7개 국가의 승인을 완료해 중국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이며,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WDC가 일본의 유일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를 한화로 약 23조원 수준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만 보더라도 두 인수 건은 시장 전체를 크게 흔들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3.2%로 안정적인 1위를 기록했으며, 키옥시아가 18.2%로 2위, WDC(14.2%), SK하이닉스(12.0%), 마이크론(11.4%), 인텔(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시장조사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지금 이야기가 나오는 인수 건이 모두 실행됐다고 가정하면, 삼성이 그대로 1위 자리를 지킬 수는 있겠지만 ‘WDC-키옥시아’가 32.4%로 그 뒤를 바짝 쫓게 되며, ‘SK하이닉스-인텔’ 역시 19.3%로 결코 무시 못 할 강자로 군림하게 된다.

더 이상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의 1위 자리가 안전하다고만 말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다만, 최근 미중 반도체 갈등이 심화하면서 이들 업체 간 M&A 추진 건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 역시 굵직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M&A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인텔 인수 건과 관련해 중국이 장기간 승인을 내리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도 현 미중 관계의 영향이 적잖게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며, WDC의 키옥시아 인수 건에도 중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업계 내에서도 최근 미중 갈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양국이 서로 반도체가 독점되는 상황에 경계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이들의 상호견제로 다른 글로벌 기업의 시장 확대와 기술 개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국제 상황은 향후 각 반도체 시장 정세 변화에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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