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갈아입은 싸이월드의 ‘향수’, SNS 시장서 넘어야 할 두 가지 벽은?
상태바
메타버스 갈아입은 싸이월드의 ‘향수’, SNS 시장서 넘어야 할 두 가지 벽은?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7.06 1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뒤늦은 모바일 인프라 대응으로 물러났던 싸이월드, 3D 내세워 부활
-인스타그램 등 익숙해진 2040에 한시적 이용률 보이지 않을까 한계 지적도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 제페토와 경쟁도 관건...차별화된 서비스 보여줄지 관심
[사진=싸이월드]
[사진=싸이월드]

스마트폰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우리의 추억과 함께 사라졌던 싸이월드가 3D라는 신무기를 탑재한 채 다시 등장했다. 가상현실(VR)과 결합한 싸이월드의 ‘향수’가 이미 MZ세대를 중심으로 부응하고 있는 메타버스 시장에 또 다른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싸이월드의 전성기를 채워줬던 당시 10대들, 현재의 2040이 그때의 추억에 끌려 일단은 접속한다 해도 지금 와 얼마나 장기간 이용자층을 잡아 둘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싸이월드가 SNS 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 넘어야 할 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이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익숙해져 버린 2040의 현 SNS 사용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느냐, 그리고 지금의 10대를 중심으로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에 자리 잡은 네이버 제페토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느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추억과 향수를 강점으로 내세운 싸이월드의 등장이 20대~40대를 메타버스로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도 “아직까지 메타버스 이용자들의 주 연령층이 10대임을 감안했을 때 이 시장에서의 싸이월드의 지위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잠시 반짝하는 서비스에 머무를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전망했다.

2040은 추억에 끌려 ‘반짝’에 그칠 수도...결국 10대도 함께 공략해야

싸이월드 모바일 버전. [사진=싸이월드 공식 유튜브 채널]
싸이월드 모바일 버전. [사진=싸이월드 공식 유튜브 채널]

6일 업계에 따르면 싸이월드는 기존 이용자들이 남겼던 사진과 영상 등 수백 수십억 개에 달하는 데이터 복구에 성공하면서 베타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싸이월드는 이를 바탕으로 SNS 시장에 다시 발을 들여놓기 위해 ‘추억’이라는 모티브를 강점으로 내밀었다.

당찬 포부와 달리, 한편으로는 싸이월드가 이미 ‘넘사벽’이 돼버린 2040 사이에서의 SNS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와 관련해 한계가 지적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한참 잘 나갔을 때 주 이용자층이었던 10대들은 지금은 대부분 20대~40대의 직장인이 됐는데 이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홈피를 꾸미는 데 비용과 시간을 투자할지는 의문”이라면서 “결국 싸이월드 역시 현 10대들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 올수 있어 기존 SNS 시장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싸이월드의 베타 서비스 오픈 예고 소식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잊고 살았던 추억의 사진과 영상들을 복구해준다는 말에 반가움을 표시하는 이들도 있는 한편, 옛 데이터를 열어볼 수 있다는 것, 딱 거기까지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싸이월드 서비스 개시 공고와 관련해 인스티즈 등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지나간 옛날 추억 공개한다 해도 데이터들 백업하면 그만이지 크게 의미 없을 듯”, “페이스북 등도 이용률 줄어드는 추세인데 굳이 싸이월드를?”, “대격변을 일으킬만한 패치라도 하면 모를까 추억만으로는 글쎄다”라는 등 반응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 관계자는 "기존 싸이월드를 이용해주셨던 1100만 명의 고객이 들어와서 놀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라며, "이 달 안에 여러 사업 제휴들을 발표할 예정이며 싸이월드가 그간 준비하며 그려온 그림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메타버스 터줏대감 ‘제페토’와의 차별성도 중요...“색다른 메타버스 버전 싸이월드 보여줄 것”

네이버Z의 매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진=네이버Z]
네이버Z의 매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사진=네이버Z]

2D 형태의 고전 이미지에서 벗어나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선언한 싸이월드가 이미 국내에 자리 잡은 메타버스 플랫폼 네이버 제페토에 맞대응할 수 있을지 또한 관건이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제페토와 싸이월드는 서로 추구하는 방향에 조금 차이가 있으며 주 연령층도 확연히 다르다”라며, "기업들이 최근 제페토와 싸이월드의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싸이월드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플랫폼 메이킹 영상을 공개하면서 정식 서비스 오픈 진행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 속 새롭게 변신한 싸이월드의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3D로 구현된 미니홈피였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3D 미니룸을 통해 스마트폰을 움직일 때마다 시야를 조정할 수 있게 해 누구나 방 곳곳을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미니룸은 아이템을 이용해 각자의 개성에 맞게 꾸밀 수 있으며 그 안에는 방 주인의 아바타, 미니미가 살고 있다.

이번에 선보인 3D 미니룸은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위해 준비한 발판과도 같다. 싸이월드의 부활을 위해 5개 기업이 뭉친 컨소시엄, 싸이월드제트에 따르면 이들은 싸이월드 모바일 오픈을 준비하기에 앞서 XR(확장현실)·VR 기술 보유 업체 에프엑스기어와 협력해 서비스 개발을 추진했으며 지난 6개월 간 총 70억 원이 투입됐다.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 성공하기 이전에 부딪혀야만 하는 벽이 있으니,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제페토다. 2018년 출시된 제페토는 증강현실(AR) 아바타를 이용한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주인과 닮은 3D 아바타를 만들고 이 캐릭터를 통해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대화가 가능하며 게임을 하거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 제페토는 2021년 현재 2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10대가 80%를 차지한다.

10대를 비롯해 MZ세대를 집중 공략해야 할 싸이월드가 어떤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며 제페토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가운데 제페토에도 입점하고 싸이월드에도 입점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제페토에 없는 것이 싸이월드에는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러한 구체적인 움직임들이 곧 발표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고 전했다.

한편, 5일 오후 6시 일부 서비스가 열릴 예정이었던 싸이월드는 개시 두 시간여를 앞두고 오는 8월 2일로 이를 연기했다. 싸이월드제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등 해외발 해킹 공격이 도를 넘고 있어 자동 로그인 서비스를 4주 연기한다”라고 발표했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